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면 잊지 말고 준비하세요
보통 사람들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다고 하면 먼저 여러 가지를 검색을 하고 티켓을 끊는 반면, 순례길에 가고 싶다는 목표 하나로 먼저 생장 피에드포르 행 티켓을 덜컥 끊어버린 나.
티켓을 끊고 남은 시간은 약 2개월, 순례길을 걷기 위해 필요했던 가방, 워킹화, 등산스틱 등은 한국에서 오는 언니를 통해 받기로 하고 내 나름대로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 산티아고를 걷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좋은데, 내가 가져간 물건들 중 정말 잘 썼던 물건을 소개하려고 한다.
1. Bobble
첫 번째 물건은 Bobble 물통으로 휴대용 정수기병이다. 산티아고 길을 걷다 보면 아구아 포타블레 (Agua potable)라고 식수대가 설치되어 있어 담을 병만 있으면 마시는 물을 어디서든 담아 마실 수가 있는데, 이 Bobble 병에 수돗물을 담아서 마시면 필터를 통해 깨끗한 물로 정수를 시켜준다.
단점을 꼽아보자면 필터 때문인지 물을 빨아들이는 것이 힘들고 시원함이 오래가지 않지만, 최대 150L까지 정수를 해주기 때문에 마시는 물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물 없이는 절대 걸을 수 없는 산티아고를 걷는 내내 잘 사용한 물건 중 하나라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물건!
2. 우비
두 번째로 잘 사용한 물건은 바로 우비. 7월 햇빛 쨍쨍한 여름에 산티아고를 걸었기에 우비는 약간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물건이긴 하다. 그 의문에 맞게 언니와 나는 우비를 본래 용도(?)로는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고, 대신 또 다른 용도인 침대커버로 잘 사용했다.
산티아고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베드버그’. 워낙 악명이 높기 때문에 많은 순례자들이 침낭을 가져가는데, 그 무거운 것을 등에 메고 한 달을 걷는다 생각하니 무겁기도 하고 부피도 커서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우비를 침대커버로 쓰는 것! 산티아고를 걷는 내내 한 번도 베드버그에 물리지 않았으니, 나름 괜찮았던 잔꾀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3. 아이스 손수건
마지막으로 잘 사용했던 물건은 바로 아이스 손수건이다. 이건 프로등산러인 엄마에게 추천받은 물건인데, 목에 가볍게 둘러 햇빛으로부터 목이 타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었다. 이 외 자매품으로는 매쉬 소재로 된 상의가 있다. 우리는 반팔 안에 입었는데 땀을 흡수하고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해주었고 매일 빨래를 해도 금방 말라서 해가 내리쬐는 순례길에서 잘 사용했다.
이 세 가지는 내가 다시 여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된다면 잊지 말고 다시 내 가방 안에 챙겨갈 물건들이다. 나와 같이 여름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은 순례자가 있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향한 준비는 차근차근 완료되었고 남은 일은 가장 중요한 걷는 일을 준비하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