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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Aug 19. 2019

소통

우리는 다양한 상황과 이유로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의견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게 넘어갈 수는 없겠지요.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습니다.

막무가내이지만 짧은 대화로 써보았습니다.


유선 전화 너머로 한 사람의 손이 전화기의 숫자 버튼 위를 움직이고 있다.

010-0000-0000

다음은 통화 연결음이다.

처음 듣는 요란한 노래가 들려온다.

통화가 연결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불안해했지만

금세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예 무슨 일이시죠?"

"아,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번에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지금 통화연결 상태가 조금 안 좋은 거 같네요.

마치 물속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려서요."

"네, 맞습니다. 저는 지금 물속에서 전화를 하고 있습니다."

"네? 저는 통화연결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이런 일로 물 속이라고 말씀하시면 제 입장이..."

"아닙니다. 기분이 상한 게 아니라 실제로 물 속인 것입니다. 

곤란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야말로 먼저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물속에서 전화통화 같은 게 가능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물 속입니다."

"아.. 그렇다면 좋습니다.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니 넘어가도록 하지요.

일단 물속에 계셔서 그런지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아서 통화가 매우 어렵습니다.

물 밖으로 나와서 통화하시는 건 어떨까요?"

"말씀이 지나치시군요, 물 밖으로 나오라니요? 제정신입니까?"

"예?"


소통.. 그 험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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