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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7. 2024

영화 토론 <무뢰한>




책읽는 헤드헌터들의 북클럽 <한뼘>에서는 매달 새로운 책을 함께 읽고 있다.

지난달 내가 제안한 것은 이번달은 '피그인더가든'에서 즐겁게 식사하면서 가볍게 영화토론을 하자는 것.

여러 영화들이 물망에 올랐고 투표를 통해 내가 추천한 '무뢰한'으로 결정됐다.


보통 한번 본 영화를 두번세번 본다는 것은 그 영화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굉장히 마음에 들었을 때다. 나의 경우는 둘다였다. 혜경이의 마음은 알겠는데 재곤의 감정선을 파악하는게 어려워서 감독과의 대화랄지, 무뢰한을 주제로하는 영화토론 팟캐스트를 많이 찾아봤다. 처음 무뢰한을 본 이후로 매해 무뢰한을 보고 있는데 즈음에서야 내가 얻은 결론은 정재곤이 김혜경을 사랑했다, 는 것이다. 김혜경을 사랑하긴 했지만, 그녀를 선택할 용기는 없었을지 모른다. 그것이 용기의 문제였는지 도덕성의 문제였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배우 전도연은 <밀양>을 촬영하면서, 원래도 한번도 OK를 외치지 않는 이창동 감독때문에 힘들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야 깨달았다고 했다. 감독이라는 역할자체가 애초에 이 스토리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하는 사람이라서 모든걸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연기하면서 배우가 캐릭터를 이해하고 감정선을 잡아가고 방향을 설정하는것처럼 감독도 본인이 창조한 캐릭터지만 촬영을 거듭하면서 거기에 생명력을 넣고 방향을 설정해나간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창동 감독에 의해 꽤 존중받으면서 영화를 촬영했구나, 하는.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또한 감독과 배우가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건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해석의 자유가 있다. 

우리 한뼘 멤버들은 과연 이 영화들을 어떻게 자유롭게 해석했을지 자못 기대가 된다. 피그인더가든에서의 점심도 기대가 되고 ^^ 



오승욱 감독, 전도연 &김남길&박성웅 주연 <무뢰한>





무뢰한 (2015년, 오승욱 감독, 전도연 &김남길 주연)

 무뢰한의 사전적 의미: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영화에서 사랑과 도덕성의 경계가 어떻게 그려지고 있나?
주인공들의 선택이 그들의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반영하나?
영화에서 범죄와 정의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나요
김남길이 연기한 캐릭터는 자신의 임무와 감정 사이에서 어떤 갈등을 겪나?
전도연과 김남길이 연기한 캐릭터의 복잡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이 두 캐릭터는 각각 어떤 내적 갈등을 겪고 있나?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나?
이 과정에서 두 캐릭터는 어떻게 변화하나?
오승욱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영화의 분위기와 주제를 어떻게 강조하고 있나?
특정 장면에서 사용된 촬영 기법이나 편집이 주는 효과는 무엇인가?
영화의 음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어떻게 형성하나?
특정 장면에서 음악이 주는 감정적 효과는 무엇인가?


한뼘멤버들은 영화를 이렇게 봤고 이것이 궁금했다

A: 박준길을 향한 김혜경의 마음은 사랑인건가, 집착인걸까? 정재곤이 김혜경을 사랑한건가 헷갈렸는데 나중에 칼에 찔렀을때 아, 사랑이구나 느꼈다. 정재곤은 이혼한 와이프에게 생활비도 내주고, 뭔가 좀 우유분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J: (박준길을 향한 김혜경의 마음은) 자신을 위해 살인을 해준 박준길에 대한 죄책감, 기댈곳이 그곳밖에 없어서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도망갈때 박준길이 혜경의 나체를 이불로 덮어주던 장면도 혜경이 왜 그토록 미련하게 박성웅의 뒷바라지를 해왔는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라 와 닿았다.


M: 매맞는 아내심정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사랑이라고 규정짓고 떠나지 못하는?


C: 칼에 찔렸을때 재곤이 혜경을 보호해주려는걸 보고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AD: 인물이나 서사에 몰입하지 못했다. 되게 단순하고 평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토론을 하고보니 많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연출기법때문인건지 그 의도를 느끼지 못하게 한거라면 뭔가 좀 방향이 바뀌어야 하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영화의 어떤 장면이 가장 감정적으로  닿았나?

 이유는 무엇인가?


J: 새벽까지 김혜경 집앞에서 김혜경을 기다리던 정재곤, 정재곤을 감싸려는 김혜경, 관계를 가진 다음날 아침밥상에서 나랑 같이 살래요, 라는 정재곤 질문에 그말 진심이냐고 물었다가, 그걸 믿냐, 라고 하는 재곤의 말에 실망하면서도 실망감 감추려고 잡채를 먹던 김혜경의 표정. 이유는, 그런 장면들에서 재곤과 혜경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나?

영화토론 덕분에 한번 더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부분인데, 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결정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나의 모습때문에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또 본것은 아닌가 싶다. 범죄자의 은닉을 돕는 또다른 범죄자인 혜경에게 재곤은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으리라. 범죄자가 아닌데도 여러가지 갈등과 번민으로 이렇다할 사랑에 손을 뻗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같이 떠올랐던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바라는 이상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번이고 나를 잡아주는, 다소 찌질하더라도, 나무 같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보게됐다. 

그러나 여전히 마지막 대사는 좀....하하하하 "새해 복 많이 받아라 ㅅㅂㄴ아!라니......."


정재곤(형사)역에 원래는 이정재였는데, 이정재였다면 어땠을까? 

김남길이라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운 점은?

김날길 필모에서 <후회하지 않아>를 좋아하는데 그렇게 나약하면서도 사랑에 집착하는 듯한 캐릭터에 끌리는 편인데 김남길이 그 분야에서는 탁월하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는 김남길 버전의 정재곤에게 한표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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