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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수진 Mar 10. 2022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다

살고 싶은 대로 살다

그리다


산책하며 그리다 ⓒ 방수진. 2022.


가벼워도 괜찮아 ⓒ 방수진. 2022.




쓰다


삶도 그림도 가벼워지고 싶었다. 봄이니까, 봄이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 후 밖으로 나갔다. 맑은 하늘과 포근한 날씨가 걷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계획 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집 근처 호수에 와 있었다. 호수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생각이 가벼워졌다. 무거운 생각은 지금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했고 하고 싶지 않게 했다. 물 컵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없듯 지금의 생각을 비워야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수 있었다. 


욕망을 내려놓고 지금을 돌아보았다.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었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었으며 살 수 있는 집이 있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더 좋은 옷, 음식, 집을 원했다. 마음을 비워야만 했다. 비우지 않으면 생각의 고립으로 지금을 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겁고 더운 공기로 가득한 집 안을 환기시키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밖에서는 까치와 참새가 울고 있었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나무가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집을 나서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었다. 


힘을 빼고 그림을 그렸다.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리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도 내가 그린 그림이었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내 삶이었다. 조금 가볍게 살아도 괜찮은 삶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산책하다


잠시 멈추고 ⓒ 방수진. 2022.



다시 해보자 ⓒ 방수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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