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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다시 Jan 12. 2023

김창완, <시간>

사람마다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느낀다고 한다. 며칠 밖에 남지 않은 방학은 왜그리 빨리 지나가버릴까.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어떤 날의 하루는 또 왜그리 천천히 흐를까.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한 시간의 수수께끼이다. 


김창완의 노래 <시간>을 들었다. 시간, 사랑, 후회 그리고 허무를 노래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간 풀려버릴 태엽이지.
시간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지만 찬란한 한순간의 별빛이지.
 그냥 날 기억해줘 내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꾸미고 싶지 않아.
 시간이 만든 대로 있던 모습 그대로 시간은 모든 것을 태어나게 하지만 언젠간 풀려버릴 태엽이지 언젠간"

 

어릴 적, '산울림'을 좋아하는 작은오빠를 따라서 나도 '산울림'을 좋아했다. 우리집 녹음기에선 산울림의 노래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작은오빠는 목청껏 따라불렀다. 신나는 음악도 있었지만 <시간>과 같이 숙연해지는 곡도 있었다.


아직도 난 산울림 노래를 자주 떠올린다. 이유없이 누군가 그리울 땐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내게 온 사람들이 의미있게 다가올 땐 <너의 의미>, 어두운 거리를 혼자서 쓸쓸히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독백> 등 산울림의 노래는 심금을 울린다.

나도 나이가 들어들어 인생의 중반을 살고 있다. 과거가 자꾸 나를 뒷걸음질 치게 할 때가 많다. 후회스럽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은 나에게 보석이었다'고 김창완님은 날 위로해 준다.


"후회할 때 시간은 거꾸로 가는 거야. 잊지 마라.
시간이 거꾸로 간다 해도 그렇게 후회해도 사랑했던 순간이 영원한 보석이라는 것을."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 노랫말을 깨달을 수 있을까? 시계의 태엽을 더이상 감지 못하도록 세게 돌렸는데 고장난 시계처럼 갑자기 풀려버릴 것이 인간의 목숨일까? 인간의 삶일까?

인간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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