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의 관심이 필요하세요?
넷플릭스 드라마<셀러브리티>
어제 베프 H와 장마를 뚫고 만나 등촌동 샤부샤부를 먹었다. 밥을 먹다 '관심'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요즘 재미있게 본 드라마 <셀러브리티> 얘기를 하다 오간 대화이다.
나는 어느 정도에 관심이 필요하냐고 묻길래 "나는 일대일 대화에서 눈을 맞추며 집중해서 들어주는 한 사람의 관심이면 충분해."라고 대답했다.
언제나 그 정도가 내가 원하는 관심이었다.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온전히 들어주는 한 사람, 내 글을 공감으로 끝까지 읽어주는 한 사람, 내 영상을 1.3배속이나 스킵 없이 공감하며 봐주는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이면 내 관심 욕구는 충족되었다.
제법 알만한 사람이 인스타에서 장시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걸 보며 묘한 의문이 들었다. 무엇을 얻고 싶은 걸까? 얻으면 멈추긴 할까? 구체적으로 얻고 싶은 게 있긴 할까? 잘 모르겠다...
가까운 지인 두 명이 그로 인해 진통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 무서웠다.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만드는 무서운 일들을 현실적으로 다룬 가상의 이야기 <셀러브리티>는 무척 재미있어서 3일 동안 몰아서 다 봤다.
보면서 결론은 SNS에 거리를 두자는 거 정도이려나?
소소한 내 일상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지켜가자 정도 이려나?
나는 북스타그램도, 전시 스타그램도, 유튜브도 하고 있고 구독자가 많지 않아서 편안하게 어느 정도 검열 된 일상을 나눌 수 있었다.
단 한 사람의 진정한 독자면 충분하다는 마음이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게 했고 두려움 없이 열린 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그 한 사람이 불특정 다수가 되는 건 드라마를 보면서도 너무 공포스러웠다.
<셀러브리티>를 본 나의 한 줄 평은 결국 '인터넷 무서워'인 듯하다.
#해나의책장을덮으며
#셀러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