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본질에 대한 생각
코로나로 인해 유데미나 클래스101같은 강의 플랫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나도 강의를 두 개 들어봤는데, 결제를 앞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본다.
강의에서 강사가 말하는 장면만 나오는 시간이 길수록 오디오북을 구태여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급기야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럴 거면 그냥 책으로 나오는 게 맞지 않나?' 결코 우습지 않은 강의료의 적지 않은 비중이 콘텐츠를 영상화하는 공임비와 텍스트에 비해 무거운 영상 파일 유지 및 유통에 쓰인다. 물론 이런 거품적 요소가 전혀 없는 교육 사업은 잘 없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다는 기능성과 교육의 수준만 놓고 본다면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책 몇 권으로 더 풍부하고 더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물론 모든 클래스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사랑을 글로만 배웠어요'같은 답답한 이야기처럼 텍스트로 학습하는 게 비효율적이거나 불가능한 분야도 많다. 예체능 분야 대부분이 그렇다. 그림, 공예, 모델링, 디자인 같은 분야는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작업자 관점에서 학습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사랑보다 글로 배우기 어려운 분야는 운동 분야라고 생각한다. 입문자에겐 영상강의도 비추천한다. 입문자는 자기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코치가 필요하다. 안 좋은 습관을 떼어내는 것만큼 고통스럽고 비효율적인 배움은 없다는 점에서 분명히 경고하고 싶다.
사실 뭘 배워도 1:1 과외만큼 효과적인 학습법은 없지만 시간과 비용 측면 때문에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피드백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전달방법은 상황마다 다르고 최적화가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할수록 구매자 입장에서나 생산자 입장에서나 콘텐츠의 본질과 가장 이상적인 전달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이 내용이 그렇게 시간과 돈을 들여 영상언어로 번역할 일인가? 이런 장식적인 부분은 내가 작업하지 말고 외주를 쓰거나 리소스를 구매하는 게 낫지 않을까? 어려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