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집에 살고 싶다.'는 소망과 달리 내 집은 지저분하다. 지저분하다기보다는 엄밀히 말하면 정리가 잘 안 된 집이다. 잡지에서 보는 인테리어 잘 된 공간을 보면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청소를 매일 하지만 내 집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공간이 마음에 들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이런 와중에
'인테리어 책을 읽어보자.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
도서관에 가서 인테리어 책을 골랐다.
<세계의 아이방 인테리어>와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수납>
집 공간 중 5세 아이 방도 예쁘게 꾸며 주고 싶다 보니 두 권의 책을 선택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수납>이라는 책은 일본 작가 <스즈키 나오코>가 지은 책이다. 내용을 보니 작가 역시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정리할 줄도 모르고 처음부터 이렇게 책을 쓸 정도로 실력이 있는 게 아니었다. 작가 역시 예쁜 공간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실천했으며 책까지 출판하게 됐다. 책을 읽으며 나도 힘을 얻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책을 읽을수록 집 정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금씩 생각이 정리됐다.
<정리정돈의 3단계>
STEP1 고른다.
- 전체적인 양을 파악한다.(장난감, 옷 등 한 가지 종류씩 정리해야 할 물건을 전부 꺼내본다)
- 필요한 물건을 고른다.
- 이때 비슷한 종류의 물건까지 함께 고른다.
STEP2 넣는다.
- 어디에 넣을까?
- 어떻게 넣을까?
- 무엇을 넣을까?를 고민해서 넣는다.
STEP3 유지한다.
- 물건을 꺼내 썼다면 다시 제자리에 넣는다.
- 규칙을 만든다.
- 다시 한번 장소와 종류를 제대로 선택했는지 검토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출처: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수납-
이렇게 머리로 이해되니 정리 수납이 조금 쉬워졌다. 남편 역시 책을 읽었다. 아이와 함께 <세계의 아이방 인테리어> 책을 보면서 각 나라 아이 방 사진 중 원하는 방을 고르게 했다. 분홍색을 좋아하는 아이는 2층 침대가 있는 온통 분홍색으로 꾸며진 방을 선택했다.
남편과 아이 둘 다 신났다. 남편은 아이 방을 꾸며주기 위해 한 벽면을 채울 책장을 주문했다. 분홍색으로 도배가 어려우니 분홍색 계열의 스티커 벽지를 주문했다.
[스티커 벽지는 아이가 고르게 했는데 유니콘 모양 벽지를 선택했다. 스티커 벽지가 오니 신나서 아빠와 함께 벽지에 스티커를 붙였다.]
난 다이소에 가서 수납바구니를 사이즈별로 여러 개 샀다. 선반 1층에는 커다란 바구니 2개, 2층에는 중간 크기 바구니 3개, 3층에는 가장 작은 크기 바구니 3개를 올렸다. 그리고 바구니에 종류별로 아이 물품을 수납했다. 그러자 정리가 안돼 여기저기 쌓여 있었던 물건들이 정리되면서 집이 훨씬 깨끗하고 넓어졌다.
얼마 전 서울시에 신청했던 가사서비스로 관리사분이 오게 됐다. 작년에도 서비스를 이용했었고 동일한 관리사분을 요청했다. 워낙 잘해주셔서 만족도가 높다. 집도 정리됐고 관리사분이 청소도 해주셨으니 퇴근길이 너무 기대됐다. 깨끗한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빨리 집에 가고 싶어졌다.
집에 도착하니 향긋한 냄새와 깨끗한 공간이 나와 아이를 맞아 주었다.
같은 집 맞나 싶을 정도로 갑자기 이 집이 좋아졌다.
'공간이 주는 힘이 정말 있구나.'
깨끗하고 정리 잘 된 집에 오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조만간 숨고에 정리 전문가를 요청해서 수납정리도 한번 서비스를 받아야겠다.
어쨌든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예쁜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읽게 된 책에서 시작됐다.
기분이 좋아 남편에게 말했다.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해. 인테리어 책 안 빌렸으면 이렇게 됐을까?"
남편 역시 기분이 좋은지 웃으면서
"맞아."이런다.
이제 두 책은 반납하고 다시 새로운 책을 빌리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