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인지 끈질김인지 의지인지 집착인지
어떤 일이든 예상대로 되지 않고, 예상보다 힘든 법이다.
10여 년만에 다시 말 한마디 안 통하는 곳이라니..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욱이 글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지금도 매 순간 느낀다.
태국어는 자음이 44개, 모음이 기본 21개의 글자로 이뤄져 있는 데다가 성조가 있어 외국인이 배우기엔 난이도 상이다.
많은 세월을 산 것은 아니나 일찌감치 안 되는 건 인정해야 된다고 본다. 안 되는 거 하다가 되는 것도 놓치는 수가 있다. 태국어는 욕심이다. 외국 나와 살다 보면 진심으로 세종대왕이 괜히 대왕이라는 칭호가 붙은 게 아님을 깨닫는다.
그래서였을까. 그나마 알파벳을 쓰는 인도네시아어가 고마웠고, 어떻게든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코로나 이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BIPA 수업을 매 학기마다 제공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그렇게 내 인니어 집착은 계속되었다. 태국에 와서 인도네시아어 공부라니... 매주 zoom으로 토, 일을 반납해 가며 한 등급 한 등급 그렇게 1년 가까이를 헌납했다.
그렇게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와보니 어느덧 BIPA에서 가장 높은 레벨 6까지 마무리했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BIPA 수업은 수업료는 무료이나 출결이 엄격하고(모두 카메라를 반드시 켜야 한다)
시험뿐 아니라 학기 마무리 시점 영상을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그래야 수료가 된다.
그리고 그 제출된 영상이 통과된 사람들이 모여 다시 재대결을 한다. 감사하게도 두 번 모두 제출한 영상이 본선에 올랐고, 분야별 2등을 했다. (1등은 언제...? ㅋ)
왜 그렇게 인도네시아어를 하냐고 묻는다.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가 인도네시아어를 할 때 가장 나인 것 같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