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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Dec 30. 2020

어디서나 통하는 세 가지 인간관계의 법칙

넷플릭스 오리지널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서클>


"넷플릭스 재밌는 거 추천 좀"
"더 서클 강추!! 이거 진짜 재밌음"
"더 서클? 헤르미온느 나오는 거?"
"아, 그거 말고 넷플릭스에서 만든 미국 예능 있어"
"그게 뭔데"


"둘 다 SNS에 관한 이야기라 공통점이 있긴 하네. 더 서클이 뭐냐면 말이야. 한 아파트의 서로 다른 집에 입주자들이 들어와. 근데 이 사람들은 서로를 몰라.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르고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각자 자기 집에서만 지내야 돼. 이 사람들은 서클이라는 SNS로만 소통할 수 있어. 이걸 통해서 자기 사진이나 동영상, 근황도 공유하고 게임도 해. 그리고 매일 밤 각 입주자에 대한 호감도 투표를 해서 인플루언서와 탈락자를 가려내. 마지막까지 남아서 최종 인플루언서가 되는 사람이 우승하는 거야. 그 과정에서 사칭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예를 들면 남자가 여자인 척하면서 SNS를 하는 거지. 어차피 사람들은 SNS 뒤의 그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잖아? 그래서 서로 가짜인 사람을 추리하기도 하고 자기들 나름대로 의리도 쌓아가는데, 그게 되게 재밌어!"





나에게 2020년 최고의 넷플릭스 작품을 뽑으라면 단연 '더 서클'이다. 진한 감동이나 여운이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흔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프로그램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이름은 '더 서클'이다.


더 서클은 미국 편에 이어 프랑스, 브라질 편까지 출시되었다. 만약 한국 편이 나온다면 어떨까? '재미있겠다! 나도 저런 프로그램 나가보고 싶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나는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용기 있는 관종이 아니기에, 금방 마음을 접었다. (사실 서클에 나의 본래 모습을 보일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위장해볼지 결정을 못해서 포기한 것도 있다.) 우승자에게 돌아가는 상품이 10만 달러, 한국 돈으로는 1억 이상이니 어차피 나 말고도 출연 신청을 하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클에 출연할 용기는 없지만 주변의 누군가가  서클 코리아에 출연한다면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전략이 있다.





첫째, 언제나 믿을  있는 진실한 친구들을 만들자. 더 서클 시리즈를 보면 처음 입주한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새로 들어온 사람과는 알아가야 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신뢰도도 기존 인원에 비해 낮을 것이다. 심지어 매일같이 탈락자가 생기고, 새로운 입주자들이 빈자리를 메운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수시로 드나들다 보니 사람들은 하루라도 더 오래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들을 믿고, 정을 느끼는 것 같다.


프랑스 편에서는  먹기 전략이 꽤나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자신들의 동맹 외 나머지 사람들은 배척하는 모습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는 보기 불편할 때도 있었다. 또한 모든 시리즈에서 표면적으로는 호의적인 일대일 대화를 나누지만, 대화가 끝난 뒤 바로 새로운 대화방을 만들어서 그 사람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상대방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어떤 사람이 정말로 솔직하게 관계에 임하고 있는지도 상관없이 맹목적으로 자신의 동맹만 응원하는 모습은 꼴사나울 때도 있지만, 이 역시 인간관계의 한 부분이자 우승 전략의 한 부분이다. 어쨌든 나에게도 항상 믿고 갈 수 있는 진실한 사람들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나에게 적대적인 사람을 억지로 만들지 말자. 사실 나는 가만히 살고 있는데 누군가 나에게 적대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실제로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다만 중요한 것은, 굳이 내가 먼저 남에게 적의를 표함으로써 남들로부터 적의를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더 서클을 시청하다 보면 사람들이 적대감을 느끼거나 탈락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의 유형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자만은 금물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출연자들을 지켜보면서 나도 그들에게 정이 들곤 했다. 실제로 더 서클을 끝까지 시청하고 난 뒤에는 출연자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 구경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이 든 출연자들 말고, 처음부터 굉장히 응원했던 출연자가 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출연자였다. 그 사람은 완벽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었는데, 그 부분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가짜라고 생각해 탈락시킨 것이다. 본인의 모습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때로는 남들을 깔보는 것 같은 모습까지 비춰지기도 했던 다른 출연자 역시 그리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더 서클에서 준비해야 할 전략은 결국 인간관계를 맺음에 있어 나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기도 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에는 두 세계를 관통하는 기본적인 법칙들이 존재한다.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진실한 친구를 곁에 둘 것, 남에게 먼저 적의를 품지 않을 것, 나의 모습에 대해 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할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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