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듭스 Jun 03. 2022

아버지와 살구

작년 가을, 지인의 지인분께서 부탁하여 작업한 초상화.


화가로 살면서 의뢰받은 초상화는 2-3번 정도 그려 봤는데… 그릴 때마다 느끼는 건, 너무 어렵다는 것.

하지만, 평소 내 작업을 좋아하시는 분이었고, 간곡히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그려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강아지만 그려달라고 부탁을 하셨지만, 사진 자료를 받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모습도 함께 그리는 걸로 최종 결정.


이 그림은 내 그림의 평소 스타일과는 약간 다른데, 의뢰인이 제공해주신 아버지와 반려견의 사진을 참고하여 최대한 비슷하게 그리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작업 방향을 잡았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는 일은 여러 의미로 어려운 일이다. 그분들의 생전의 모습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는 것 또한 조심스럽고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러 장의 사진과 약간의 이야기들을 토대로 작업 계획을 세우고 내가 느낀 고인의 모습을 표현해 보았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보다 젊을 때의 모습, 노견인 살구도 조금 더 털이 풍성하고 발랄했던 때를 그렸다. 건강하고 젊었을 때의 아버지와 살구가 가족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부디, 아버님과 살구가 하늘나라에서도 만나 행복하시길 바란다!!


시선은 그림을 보는 사람과 마주치게 최종 수정하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페리에 피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