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age to Johannes Vermeer by ㅂㅎㅈ
*’월간에세이‘ 2023년 5월호 표지를 <진주귀걸이 멍멍이>가 장식하였습니다. 월간에세이 창간 36주년을 축하합니다!!
1993년,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나는 친구와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한 달 간의 유럽배낭여행 중 네덜란드의 한 미술관( 라익스뮤지엄 Rijksmuseum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현대미술관 )에서 ‘베르메르 Johannes Vermeer’ 의 <우유를 따르는 하녀 The milkmaid>를 실물 영접 후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그 감동을 대학 졸업 작품으로 제작하기로 마음 먹고, 한 학기 내내 베르메르의 <The milkmaid> 오마쥬 작품을 제작하였다.
작품의 오른쪽 상단의 콜라주는 호크니 작품을 프린트해서 붙인 것이고, 왼편 상단에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이 콜라주 되어 있다. 이렇게 탄생한 <멋대로 At random>라는 그림은 나의 대학 졸업 작품으로 결정되었다.
이렇게 30년 전, 나의 관심작가가 된 베르메르. 이후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막연하게 ‘화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하루하루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동안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게 되었지만, 학창 시절 깊은 감명을 받은 베르메르 작가의 작품은 늘 잔상으로 남아 있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일상’에서의 경험이나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17세기 네덜란드의 ‘일상’을 작업의 소재로 삼은 ‘베르메르’ 작가의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몇 해 전, 나의 그림과 명화를 컬래버레이션하여 작품을 그려줄 수 있겠냐는 모업체의 재미있는 기획을 제안받고 나는 망설임 없이 베르메르를 다시 오마쥬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진주귀걸이 멍멍이>와 <진주귀걸이 아이>다.
나의 최근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와 강아지를 <진주귀걸이 소녀 Girl with a Pearl Earring>와 합성하여 만든 작품인데, 베르메르 작품의 원화와 거의 같은 크기로 제작을 하였다. 그림의 포인트인 진주 귀걸이를 제대로 그리기 위해 수많은 도판 이미지들을 확인하면서 알게 된 것. 진주 귀걸이를 얼핏 보면 ‘원구’ 같지만, 원본 이미지는 ‘물방울 모양’에 가까웠다.
이후, <우유를 따르는 하녀>의 두 번째 오마쥬도 제작하였다.
펭수가 한창 인기일 때, 넘치는 팬심에 <진주귀걸이 펭수>까지…>.. <
시간이 흘러 흘러, 2023. 2. 10은 네덜란드 ‘라익스뮤지엄’에서 수년간 준비해 온 베르메르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 오픈날이었다. 오랫동안 베르메르 작가를 추앙해 온 나로서는 이번 전시가 너무너무 기대된다. 여기저기 흩어져 소장되 있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전시를 한다니! ‘마우리츠하우스 Mauritshuis‘ 소장의 <진주귀걸이 소녀> 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의 작품들을 모아, 역대 최다 작품을 전시한다고 한다.
1993년, 20대 초반 미대생의 눈으로 처음 보았던 <우유를 따르는 하녀>. 30년이 지난 2023년 봄, 50대 초반 중년 작가의 눈으로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작년 말, 우연하게 암스테르담의 베르메르 전시 일정을 알게 되면서 전시 직관을 계획하고는 있으나 이런저런 사정상 기간 중 실행에 옮기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의 앞날은 모르는 일… 아직 전시기간이 좀 남아 있으니, 계속 방법을 연구해 볼 것이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 베르메르 전시 직관을 성공하게 된다면, 이 글의 2편을 써 보겠습니다!!
*라익스 뮤지엄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나 같은 ‘메르메르처돌이’들을 위해 베르메르 작품들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게 고퀄 가상 갤러리를 준비해 놓았다.
*베르메르 팬이라면 이런 것도 추천!
플레이모빌 5067 : 베르메르, 우유를 따르는 여인
#진주귀걸이를한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