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가 뭔지도 몰랐던 나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 도전하게 되었고 잘 쓰지는 못해도 지금까지 행복하게 쓰는 1인이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글을 지속적으로 썼을까. 어떻게 보면 심플하기 그지없는 브런치이지만 그냥 깔끔한 이곳에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행복했다. 미친 듯이 글감이 떠오른 날들도 있었고, 의식적으로 팀원들과 함께 글을 쓰기도 한 결과 365개의 글이 쌓였다.
22개월 동안 365개의 글을 썼는데 모든 글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지우고 싶은 글도 있다. 그렇지만 그냥 두는 이유는 그 자체로 나의 역사가 될 것 같아서이다. 나만의 역사. 가끔 나는 나의 글을 스스로 읽으면서 키득거리기도 한다. 나는 나의 제1의 독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생각 안 날 때도 많다. 글도 이러니 서평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재독까지 하고 서평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잊을만할때 읽으려고 한다.
내 브런치 글이 대단한 조회수를 얻은 것도 아니고, 화제성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귀한 녀석들로 여겨진다. 2년에서 2개월 빠진 22개월 동안 365개의 글을 남기기 위해 나는 얼마나 노트북을 붙들고 씨름을 했던가. 기쁠 때도 글을 썼고 슬픈 날에도 글로 감정을 달랬었다. 글린이인 내가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행복감을 느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특별히 글쓰기를 배운 것도 아니고 작가도 아닌데 무슨 글을 써?' 라고 생각하며 시도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이 기쁨을 몰랐겠지? 그래서 무조건 일단 해봐야 한다! 해보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어설픈 경험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이 더욱더 명확해졌다.
브런치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이 되었다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감사함이다. 코로나 여파에도 되려 이전보다 많은 이들과 글로 소통하니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피, 땀, 눈물이 다 들어가 있는 365개의 나의 브런치 글들을 보며 앞으로의 스스로를 더욱더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