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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스프레소 Feb 02. 2020

가장 맛있는 디자인이란?

현대인에게 맛있다는 표현은 최고의 찬사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이들이 맛집을 찾아다니고, 맛있는 레시피를 연구하며 자신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상대방과 행복을 공유하는 미식 열풍이 계속되고 있죠.


그렇다면 맛있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 정확히 대답하는 사람은 적을 것입니다. 내놓은 답변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우리는 맛있다는 감정을 공유하고 인정합니다. 분명 그 맛있음을 우리는 공감하죠.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디자인을 해오며 느끼고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맛있게 디자인하는 방법을 말해 보려고 합니다.





1. 미학


첫 번째로 미적 요소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컬러, 레이아웃 그리고 엘리먼트


주니어 디자이너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컬러 사용입니다.

색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회색이 섞인 저채도의 컬러를 자주 쓰게 되고,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큰 단점이 없어 보여도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디자이너는 원색을 과감하게 써야 합니다.

처음에는 부담이 되겠지만 자주 사용하여 원색을 컨트롤할 수 있을 때 작품을 통해 디자이너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1988 서울 올림픽 포스터 (양승춘) / 1958 현기증, 1959 살인의 해부학 영화포스터 (솔바스)


레이아웃은 황금비율, 삼등분의 법칙? 피보나치수열?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골뱅이 그림을 여기서 또 보여주고 싶진 않습니다.

디자인은 정답과 오답으로 나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죠.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비율 1:1.5~1.8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유연하게 적용하면 됩니다.



자주 보는 간판과 페이스북의 레이아웃


“완벽한 디자인은 더 이상 뺄 게 없는 디자인이다.”
(조너선 아이브)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디자인 맛집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작품에 불필요한 엘리먼트를 제거하는 것은 마치 체호프의 총 이론과 일맥 상통합니다.


“1막에서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발사되어야 한다.
쏘지 않을 거라면 작품에서 아예 없애버려라.”
(안톤 체호프)


엘리먼트를 줄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면서 단순화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단순함(Simplicity)은 단순함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훌륭한 아이디어와 함께 해야 합니다.

디자인은 사물을 화려하게 만들기보다 명확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2. 지속가능성


혹시 자신이 디자인했던 작품을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본 적이 있나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년 전의 자신에게 충고하고 싶은 점이 있을 겁니다.

반대로 시간이 흘러도 훌륭한 디자인이 있기 마련이죠.


자 이제 상상력을 펼칠 차례입니다.

눈을 감고 몇 년 후의 자신이 되어보세요.

그리고 차분하게 현재 만들고 있는 디자인에 피드백을 주는 겁니다.

이것은 디자인의 퀄리티도 올릴 수 있지만, 더 나아가 디자이너 자신이 큰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쓸데 있는 일입니다.

저는 후배 디자이너에게 미래로 자주 가보라고 권했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는 자신을 건져내고 시대를 초월한 눈을 갖춘다면 수백 년이 지나도 가치를 유지하는 지구의 유산, Masterpiece를 디자인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다시 올라가서 포스터 이미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디자이너 두 분께서는 돌아가셨지만, 1900년대에 만들어진 디자인 작품에서 그들의 감각적인 시각을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상상하는 디자이너임을 멈춰 서는 안됩니다.




3. 크리에이티브

Creative [형용사] 창조적인, 창의력이 있는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하는 것, 창조성과 독창성의 차이입니다.

“크리에이티브에 있어 독창성은 위험하다”
(데이비드 오길비)


이말의 뜻은 독창성이라는 이름 아래 현실성이 결여된 작품에 대한 우려를 두고 나온 말입니다.


크리에이티브는 평범함(Ordinary)에서 시작합니다.

더하거나 빼지 않은 보통에서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여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차곡차곡 쌓인 경험이나 지식의 기반 위에서 발전하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처리함에 있어 아이디어가 동반된다면,

훌륭한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결여된 상태의 머릿속에 스파크처럼 치고 지나가는 생각을 저는 크리에이티브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잘한 디자인을 넘어 좋은 디자인으로 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맛있게 디자인 하는 방법을 미학, 지속가능성, 크리에이티브 측면으로 간단히 얘기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또 다른 새로운 영역의 디자인이 나오게 되겠죠.

하지만 디자인의 원칙과 철학은 시대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현재의 훌륭한 디자인은 미래에도 훌륭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고,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디자인하시길 바랍니다.


어려운 길을 걷는 많은 디자이너분들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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