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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펩 과르디올라의 풀백이 가진 전술적 가치


현대축구에서 풀백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본업인 수비는 물론 빌드업, 세부 전술 등에 빠지지 않고 가담해야 하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희귀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와 같은 풀백 품귀 현상을 만든 장본인 중 하나가 바로 펩 과르디올라인데, 그의 전술에서 풀백은 축구에서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실상 풀백이 펩의 전술을 돌아가게 하는 톱니바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펩이 지휘하는 맨시티의 풀백들이 전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지난 21일 저녁(한국 시간) 맨시티는 21-22시즌 PL 2라운드에서 노리치시티를 5 대 0으로 대파했다. 이날 5골을 터뜨린 공격진의 수훈이 단연 돋보였지만 공격 작업을 풀어갈 때 좌우 풀백들이 보여준 전술적인 움직임 또한 완벽에 가까웠다.

최후방 빌드업 시에는 우측 풀백 워커가 우측 센터백 자리를 점유하면서 라포르테-디아스-워커로 구성된 백쓰리 라인이 구축됐다. 좌측 풀백 칸셀루는 중앙 공간으로 전진하여 로드리와 함께 3선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맨시티의 1차 빌드업은 좌우 풀백이 비대칭적으로 배치된 1-3-2 대형으로 전개됐다.

반면, 2차 빌드업 대형은 우측 센터백 위치에 있던 워커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면서 형태를 달리했다. 칸셀루는 그릴리쉬-귄도안과 함께 좌측 공격 작업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다. 따라서 맨시티의 2차 빌드업은 1-2-2 대형으로 이뤄졌다.



한편, 최후방에서 맨시티가 빌드업을 실시할 때 전방에는 고정적으로 5명의 선수가 배치됐다. 그릴리쉬-귄도안-페란-실바-제주스가 노리치의 포백 사이 공간을 위협했다. 이때 최후방에 있던 워커가 3선으로 올라오고 칸셀루가 좌측 공격 작업에 가담하면서 맨시티는 순간적으로 공격 숫자를 6명까지 증가시켰다. 이러한 워커와 칸셀루의 이동 덕분에 전방에서 6 대 4 수적 우위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물론 워커와 칸셀루가 상술한 전술적인 동선을 무조건적으로 가져갔던 것은 아니다. 워커가 측면으로 와이드하게 전진하기도 했고 칸셀루가 최후방에 위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중요한 건 워커와 칸셀루가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때 부여 받은 역할이 상이했다는 것이다.

워커는 칸셀루보다 전진하는 비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킥력과 스피드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제주스가 우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면 우측 넓은 공간으로 돌아 들어가 공격 숫자를 6명으로 늘렸다. 그리고 온더볼 상황을 맞이했을 때 크로스, 돌파 위주의 플레이로 노리치의 측면을 유린했다.

칸셀루는 좌측 측면에서 귄도안-그릴리쉬와 함께 이상적인 공격 조합을 구성했다. 워커와 달리 와이드한 측면에 고정되지 않고 좌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상황을 자주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공격 가담 숫자가 6명으로 증가했고 노리치 수비진의 순간적인 혼란을 야기했다.

이처럼 맨시티의 풀백은 전술적으로 엄청한 영향력을 뿜어낸다. 좌우 풀백이 어느 공간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맨시티의 빌드업 형태와 공격 작업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좌측 풀백과 우측 풀백이 가진 특수성에 따라 그 역할이 확연히 달라진다. 이는 펩이 추구하는 전술적인 시스템이 우수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맨시티의 풀백이 가진 축구 지능과 전술 이해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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