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과 후반으로 나눠져 진행되는 축구의 시작은 킥오프를 기준으로 한다.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센터 스포트에 서 있던 선수가 첫 터치를 가져가면 22명의 플레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축구의 시곗바늘이 작동한 것이다.
전후반 중 킥오프를 가져간 팀은 상대보다 먼저 공격을 펼친다. 이 때문에 우선적으로 주어진 공격권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기 초반의 포석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킥오프 전술은 팀마다 형태를 달리하는데, 그중에서도 리버풀은 매경기마다 유사한 킥오프 전술로 상대를 공략한다. 하단에 게시된 사진을 보라.
21-22시즌 PL 2라운드 번리 전에서 리버풀이 구성한 킥오프 대형이다. 육안으로 봐도 우측보다 좌측에 다수의 선수가 밀집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가 시행됨과 동시에 좌측에 배치된 마네와 조타가 상대의 좌측 측면으로 빠르게 뛰어 들어갔다.
킥오프 이후 첫 터치는 고정적으로 센터백 중 한 명(마팁)이 가져갔다. 볼을 소유한 센터백은 좌측 측면으로의 시야를 확보한 뒤, 최대한 빠르게 상대의 좌측 측면으로 롱패스를 공급했다.
다음 상황은 21-22시즌 PL 1라운드 노리치시티 전에서 나온 리버풀의 킥오프 장면이다. 번리 전과 마찬가지로 좌측에 비교적 많은 선수가 배치되어 있다. 킥오프 이후에도 좌측에 있던 마네와 조타가 상대의 좌측 측면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킥오프 이후 첫 터치 역시 센터백 중 한 명(마팁)의 차지였다. 볼을 소유한 센터백은 안정적인 퍼스트터치->상대의 좌측 측면을 향한 시야 확보를 마무리한 뒤 정확한 롱패스를 공격수들에게 전달했다.
리버풀은 이와 같은 킥오프 전술을 통해 상대의 깊숙한 지역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스로인, 피파울, 세컨드 볼 등을 얻어내 유의미한 공격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축구는 사소한 무언가가 거대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스포츠다. 그저 킥오프 시에 상대 진영으로 롱볼을 때려 넣은 단순한 시퀀스가 아니라, 상대의 공간을 따먹기 위한 그리고 상대의 골문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한 하나의 전술이라는 말이다. 리버풀처럼 11명의 선수가 조직적인 톱니바퀴처럼 플레이하는 팀에게 킥오프 전술은 득점과 승리로 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과 다름이 없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인플루언서 팬하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