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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May 24. 2021

(Korea Paju)
느릿느릿 어슬렁어슬렁

한국 일지








2020. 11. 13


8월 18일 한국으로 들어와 서울에서 넉넉히 한 달 자가격리.

9월  16일 파주로 와서 여전히 침낭 덮고 자는 이방인 라이프 중.

금연 구역의 뻐끔이 담배 인간과도, 

금지구역에 당당히 달리다 나를 들이받는 쫄쫄이 자전거 인간과도 한판 하고 

김밥 포장도 하고, 청양고추를 먹고, 편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걸 느낄 때 한국임을 느낀다.


다들 내가 궁금하다.

여전히, 아직도 그 채식. 이란 것을 하고 있는지.

그림을 그리는지

뭘 만드는지

글을 쓰는지

돈도 없는데 뭐 해서 먹고 사는지

집도 없는데 어디서 사는지.


참 사람은, 

가까울수록 나의 변화를 불편해하고,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노골적으로 느끼며

그리고 포근포근한  배려와 마음 씀씀이를 함박눈처럼 푸지게 맞으며

참 주는 것도 없이 많이 받는 사람이었지, 나란 인간.이라 느끼며

한국임을 실감한다.

16개월간 질문과 시선에서는 편했는데 말이지.


의도하지 않아도 변한다. 

그리고 변해야 한다.

계속 내가 같기를 원하는, 사랑과 애정이라는 탈을 쓴 그들의  바람은

박제다.


떠돌이 내내 만들고 싶었던 것을 만들었다.


마지막 연장을 하며 그토록 하고 싶던 다시 또 베트남. 

그리고 베트남 종주의 희망을 먹혀버렸기에

지금도 코끝에 미원향 가득한,  800원 시장 비건 쌀국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조미료 같은 그리움에.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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