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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작가 Nov 12. 2020

사람의 감각을 해킹한다.

feat. 감각의 미래

사람은 감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감각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감각이란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자극하여 신경 처리를 시작하게 하는 에너지이며 이러한 감각은 물리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능력 모두 에너지이며 이런 다양한 활동은 모두 감각을 통해서 할 수 있으며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의 경험은 다섯 가지 감각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더욱 넓은 관점으로 감각을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감각을 세분화하기 시작하였다. 


신체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능력인 고유 수용성 감각, 온도와 통증의 감지, 균형감각 등 기존의 감각을 세분화하거나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감각을 재정의 하고, 일부에서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페로몬 감지 능력, 적외선 감지 능력 등을 인간의 신체 어딘가에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 추정하며 제6의 감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다르게 기존에 잘 알려진 오감을 이용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연구도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감각은 인간의 신체 발달과 더불어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미지의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 주는 열쇠이며 앞으로 인간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초석이 되기도 한다.



[어른 제국의 역습]

2001년 개봉된 '짱구는 못 말려 어른 제국의 역습'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러 사이트에서 간간이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최고의 명장면이 있다. 자칭 '히로시의 회상'부분으로 (국내에서는 '왁스의 황혼의 문턱'을 배경음악으로 덧씌워 더욱 유명해진 부분이기도 하다.) 20세기 추억의 냄새를 맡은 히로시가 20세기의 세상에 갇혀 어린이 처럼 행동하게 되자. 짱구가 히로시의 신발을 이용해 히로시에게 발냄새를 맡게 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추억을 회상하고 현실세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회상 부분에서 눈치 채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냄새' 즉 후각을 이용하여 전 인류를 과거의 추억에서 살도록 인간을 제어하기 위해 추억냄새를 만들어 세상을 조작하려 한다. 단순히 웃고 넘길 수도 있지만 인간의 기억을 조작함으로써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시키는 인지 기억 조작은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서 소재거리로 사용되고 있으며, 신경세포의 조작을 통해서 거짓 기억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2013년 미국의 한 과학자는 쥐를 이용한 실험을 이용하여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신경세포를 찾아 특정한 상황에서 해당 신경세포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하여 기억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하였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기억을 조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짓 기억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공각 기동대나 토탈리콜 등에 등장하는 기억 조작과 같이 기억이라는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이다. 또한 이러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는 광유전학의 등장 덕분에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법으로 기억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내 기억은 진짜일까?]

기억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기억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통한 갈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를 많이 다루고 있다. 만약 자신의 기억이 조작된 기억이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까? 과거 심리학 연구자들은 거짓 기억 형성 연구를 통해 피험자들이 실험이 끝낸 뒤에도 실험에서 형성되었던 거짓 기억을 잊지 못하는 후유증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 사례가 있다. 아무리 허구로 만들어진 기억이라 하더라도 기억의 주체인 자신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고 생생한 대상이기 때문에 도저히 허구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우리 자신의 기억은 어떨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어릴 적 기억까지도 생생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에 대해 연구하는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기억은 변형과 조작으로 이루어진 가짜 기억이며 이러한 기억 조작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이러한 변형과 조작은 기억의 주체인 자기 자신이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기억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님을 받아들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자신을 믿는 것 또한 필요하다.



[감각이 조작된 현실]

19세기 스테레오스코피 기술을 통한 3D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각적 몰입감만 증가시켰을 뿐 오감을 자극하는 현재의 가상현실에 대한 상세한 개념이 등장한 시점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가상현실 기술이 본격적으로 증폭된 것인 3D 게임 그래픽의 반전에 따른 게임 산업의 변화로 가상현실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면서 기술의 발전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가상 현실은 게임, 문화, 4차 산업 혁명의 시초로 발전하게 되었다. 무겁고 답답한 가상환경에서 벗어나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과 가상의 사물을 합성하여 마치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증강현실까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발달은 게임 산업을 넘어 의료계까지 분야를 넓혀 수술, 의대생들의 술기 훈련, 환자의 재활치료, 치매나 뇌졸중 진단, 심리치료 등 실제 상황과 유사한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구현하고 증강현실을 통해 외부 정보를 진료와 수술 등에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장점과 함께 많은 단점도 발생시키고 있다. 가상현실은 인간의 감각을 실제 현실처럼 인식시키는 기술인 만큼 청각, 시각, 촉각, 후각 등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게 되고 오감은 뇌에서 내린 명령을 수행함과 동시에 뇌를 지속적으로 속이게 되는 현상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몰입감이 높은 가상현실 콘텐츠를 자주 사용함으로써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워 중독 현상에 빠질 수 있으며 뇌에서 강한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감정과 충동을 조정하는 기능이 망가져 신체의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세계로 성큼 발을 들여놓았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경험은 점차 가상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의 감각기관 또한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인간의 감각기관에 센서를 연결하여 광대한 정보가 입력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하게 될지도 모르며,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는 사라지고 어제의 범죄자가 기억 조작을 통해 오늘 피해자가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에 따른 윤리적,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감각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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