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사람일까 상황일까
TV나 인터넷 등 대중매체가 크게 발달한 요즘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소위 어그로성 내용을 작성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스포츠, 사회, 청치 분야 할거 없이 어그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하나의 기본적인 수단으로 발달했다. XX선수 덕에 우승을 하였다. 회사의 CEO가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실적이 저조한 탓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등의 기사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은 채 실패의 책임을 한 사람의 CEO에게, 우승의 공로를 XX선수에게 돌릴 것이다. 이건 기사는 소위 '내세울 인물 없이는 이야기도 없다'는 편집부의 기본적인 규칙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독자들에게 하여금 특정인을 크게 내세운 기사를 통해 '기본적 귀인 오류'를 저지른다.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에 대해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을 '귀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귀인은 행동의 원인을 어느 차원에서 찾는지에 따라 내부 귀인과 외부 귀인으로 구분하는데, 내부 귀인은 행동의 원인을 성격, 기질 등 내부적인 차원에서 찾는 것이며 외부 귀인은 환경, 상황 등의 외부적인 차원에서 찾는 것이다. 이러한 귀인 과정은 매우 빠르게 추론하고 예측하게 되는데, 특히 예상치 못한 일이거나, 부정적이고 불행한 일에 대해서는 위험에 대한 원인을 빠르게 판단해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 빠르게 일어난다. 이러한 귀인 과정이 자동적이고 빠르게 일어나다 보니 오류와 편향이 나타나기 쉬우며 지각상의 착오와 특정 집단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친 편견이나 견해를 갖게 되는 부작용을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부작용의 대표적인 오류가 바로 기본적 귀인 오류이다.
기본적 귀인 오류란 타인의 행동 또는 문제 상황에 대한 이유를 환경적 요인이나 특수한 외부 요인에서 찾지 않고, 성향이나 성격 등 내적 요인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치는 영향을 시스템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상대적으로 외부 요인과 상황적인 요인들은 과소평가한다.
기본적 귀인 오류는 특히 부정적인 사건들에 자주 적용되는데, 어떤 사업이 잘되거나 잘 안되면, 우리는 그 책임을 가장 먼저 기업의 사장에게 찾는다. 기업의 성공 여부는 기업 수뇌부의 탁월한 경영 능력보다 일반적인 경제 상황과 업종이 지닌 매력에 달린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CEO에게 모든 탓을 돌리곤 한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기업과 마찬가지의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특정팀의 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 대부분 감독 또는 지휘권자들이 교체되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식의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반대로 해당팀의 승리가 결정된 상황이면 그해 승리를 이끈 최종 한 사람의 선수를 찾아내 해당 선수에게 모든 공을 돌리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규명할 때 상황적 요인을 내세우며, 타인의 행위에 대해 이해할 때에는 그 사람의 성향과 기질에서 그 원인을 찾게 됨으로써 상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의 사회적인 이슈로 물아가는 데만 급급하지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평소에 "너만 잘하면 돼", "노력이 부족해"등의 개인의 성격, 능력, 성향을 가지고 탁월한 사람이 되기 위한 강요를 받곤 한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심지에 가정에서 까지 일상을 살아가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인의 책임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의 쿤 문제점을 꼽자면 '열심히'와 '나만'을 꼽을 수 있다. 정해진 틀에서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고, 오로지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경쟁의식이 국가 전체의 창의력을 갉아먹으므로 인해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극심한 경쟁에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협력할 줄 모르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대학 입시가 정치적 이유로 왔다 갔다 하고,
내놓는 교육정책들은 5~6년 후에 또 바뀔 임시 조치라고 한다.
이렇게 방향성과 일관성이 없는데 아이와 부모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느냐?
매년 새해가 되고 아이가 고3으로 진학하는 학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더욱 바쁜 일 년을 보내게 된다. 가정에서는 아이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밖에서는 올해 입시제도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변화된 입시제도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여러 곳을 전전긍긍하며 한 가지라도 더 알아내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고 또 뛰어다닌다.
이러한 현실 속에 대부분의 매체에서는 정책의 문제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과도한 입시교육을 지적하며 학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을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변경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 또한 다양한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고 단순히 가정의 교육열을 지적하는 귀인 오류에서 발생된 문제라 볼 수 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런 귀인 오류를 해소하기 위해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사회의 역할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람보다는 상황에 따른 시스템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사람과 상황의 상호작용을 통해 상황이 사람을 사람이 상황을 선택하고, 상황이 사람의 심리적 특성(동기, 정서, 신념 등)을 활성화하게 되며 사람이 상황을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이야기한다. 즉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문제가 발생된 상황을 함께 추론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출처: 사람일까 상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