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박지선.
유난히 고단한 어떤 하루.
퇴근길에 들른 할매순대국.
"순대국에 진로이즈백 하나 주세요."
남 웃기는 걸 좋아해서
교사 대신 코미디언이 된
한 유쾌하고 멋진 사람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날.
흔한 프랜차이즈 순대국에
도수 낮은 소주를 기울인들
기운이 날 리 없다.
집에 가야지.
계산하려 일어서니 그제야 보인다.
가게 안의 손님들이 전부 혼술 중.
저마다 표정에 사연이 넘친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루 하루 소주로 견뎌내면서.
묘하게 위로가 된다.
괜히 기운이 난다. (2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