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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구머니나영 Jul 17. 2023

나랑 약속 잡기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최근에 두통이 꽤 심해서 약을 달고 살았다. 약이 잘 안 맞는 모양인지 한동안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커피도 줄이고, 병원도 가보고 나름대로 노력은 했다. 다행히 검진 결과 수치는 정상이었으나, 두통은 여전했다.


그럼 역시나 또 스트레스가 문제란 소리인가 싶었다.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를 한 것 같았는데, 요즘 근황을 살펴보다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 게 나에게 맞는 방법일까?‘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아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요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는 ‘나랑 약속 잡기’다.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 나만의 방식대로 시간을 보내는 거다. 


어느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집 근처 카페에 가기로 (큰?)마음을 먹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좋아하는 모자를 쓰고, 좋아하는 신발을 신고 나가는 거다. 사실 선크림도 안 바른 맨 얼굴로 가고 싶었는데 아직은(?) 자신이 없어, 선크림과 컨실러만 살짝 바르고 나갔다.(이만하면 쌩얼 아닌가?^^)


가방에는 그동안 바쁘다며 미뤄온 책 1권, 그림을 그릴지도 모르기에 맥북보다는 아이패드, 그리고 글을 쓸지도 몰라 무선키보드를 챙겼다.


이름에 November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집 근처 카페에 갔다.


개인적으로 이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이기도 하고(내 생일이 있는 달이라), 조용히 글을 쓰기에 최적의 장소(의자도 편하고, 썩 조용한 편)이기 때문이다. 또 통창으로 보이는 초록초록한 바깥풍경을 볼 수 있어서(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기분), 그리고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올 수 있는 매우 가까운 위치까지. 비싼 커피값을 내고서라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방문하는 곳이다.


아이스 밀크티를 주문하고, 에어팟을 끼고 조용히 할 일을 한다.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하다가,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또 다음 한 주를 계획하며 일상을 점검한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온전히 보내고 나면 꽤나 차분해지고 답답한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걸 느낀다. 무엇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게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때로는 혼자 미술관에 가서 미술작품들을 보며 감탄하며 그 순간에 집중했다. 또 지금생각해보니,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도 어찌 보면 운동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잡생각 없이 코어 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였던 것 같다.


이게 요즘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는 좋다. 그런데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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