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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 Sep 28. 2024

스물 다섯에 자아 찾기





이틀 간 본가에 내려왔다. 도망치듯!


내게 일어나는 변화들과 끊임없는 고민, 우울증과 함께 다운되는 기분과 혼란스런 불안함들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었는데. 그래서 병원에 상담 예약을 잡고. 내 증상 열 가지를 메모장을 꺼내 말하며. 


마음 속으로 묻고 싶었던 말은 "오. 저는 대체 왜 이럴까요?" 였다. 그걸 내가 아닌 당신이 알 리가 있나.




의사선생님과 대화하며 확실해진 것 하나.


내게는 아주 엄격한 잣대들이 있다. 스스로 행복해지게 만들기 어려운 촘촘한 가시가. 그걸 풀어내고, 필요한 치료를 정신과를 통해 받는 게 필요하다고. 나의 개인적인 노력도 부단히 해야겠지만.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 어떻게 하면 내가 더 행복할까! 답이 없는 질문을 내게 물으며. 













유아 - 청소년기에 거쳐야 했을 자아 찾기를 이제서야 하기 때문에. 스물 다섯에 사춘기가 온 것처럼 혼란스럽고 마구잡이의 감정이 소용돌이 친다. 엄마와 대화하면서 이 모든 것이 내가 살면서 꼭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 



어린 시절 부모님과 건강하게 소통하지 못했던 것을 스물 다섯에 풀어내고 있다. 나 스스로를 짐처럼 여겼던 시간들을 꺼내고 감정을 털어놓고 이해받고 있다. 그리고 너는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나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스스로 여겨온 시간 동안 아주 납작해진 자아를 다시 펴고, 일으키고, 이해해주려 노력하기.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깊고 다양하게 시도하며 알아봐야겠다. 내가 원하는 디자이너라는 꿈을 나에 알맞게 어떻게 다듬고 가꾸어가야할지 시간이 필요해.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고 지나치게 나를 몰아붙이지 않기를. 나를 다시금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조금씩 기울이고 있다. 얼마 전 통화한 친구가 그랬다. 20대가 혼란스럽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정말일까? 우선 나는 무지 혼란스러운데... 그 말에 위로받았어. 









그래도 파이팅! 

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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