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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전 Dec 28. 2022

이해를 위한 노력, 타협을 위한 노력

노력의 방향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들과 교류하며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유지해나가다 보면, 너무나도 비슷한 서로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끼며 더 많은 친근함과 애정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서로의 다른 모습에 의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관계에서 서로의 같음과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행복과 기쁨, 슬픔과 좌절과 같이 감정의 변화를 동반한다. 이 과정에서 주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서로의 비슷함은 좋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서로의 다름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관계에서 서로의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는 것은 모두 관계가 더욱 돈독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여기서 다름을 확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자란 나와 상대방은 당연히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다른 점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름을 받아들이기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수용하려는 노력을 한다. 나의 영역과 상대방의 영역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돌이 최소화되는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영역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영역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여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완전히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위 그림의 퍼즐과 같이 우리는 모두가 다르게 생긴 퍼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꽉 맞아 떨어지는 관계는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꽉 맞아 떨어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관계를 찾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퍼즐의 모양과 같이 인간관계도 똑같다. 상대방을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완전히 맞춰질 수 없음을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에서 발생하는 슬픔과 좌절의 감정을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이극복하는 과정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다.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필요하다. 나를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는 자존감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자기에 대한 사랑과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충만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적정 거리를 찾아간다. 서로의 다름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갈등을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나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확인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배려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로 변화시킨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면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게 될까?



서로 맞지 않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관계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배려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며, 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나의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줄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적정한 거리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전혀 맞춰지지 못한 위 퍼즐그림과 같이 관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을 감당하면서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노력을 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만하다면 어떻게 될까?


노력의 방향은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상대방과 맞지 않는 모습 타협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환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상황, 서로가 불편함을 느끼는 인간관계에서는 계속된 충돌과 갈등을 일으킨다. 사람은 모두가 다른 부분이 훨씬 더 많지만, 서로의 잘 맞는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다른 점을 나쁜 부분으로 인식하며 지속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관계는 악화된다.


이해를 위한 노력과 타협을 위한 노력은 모두 노력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해를 위한 노력은 서로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더욱 안정적이고 깊은 관계를 유지하게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쓰였던 에너지는 그대로 남아 서로를 더욱더 배려할 수 있는 에너지로 활용된다. 하지만 타협을 위한 노력은 맞지 않는 부분에 억지로 상대방과 자신을 끼워맞추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소모된 에너지가 많아질수록 점점 지치고 마음 또한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같은 노력이지만, 에너지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명확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자친구는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지만, 여자친구는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라면 서로 다른 모습은 갈등의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성향인 남자친구는 연락을 많이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귀찮게 느낄 수 있고, 연락을 자주 하는 성향인 여자친구는 연락이 적은 것에 서운함과 속상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겉으로 표현되는 수많은 자연스러운 갈등 중 하나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로가 자신과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수용하고 배려한다면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위해 좀 더 연락을 하기 위해 신경쓰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위해 연락이 조금 덜 오더라도 신경쓰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함으로써 어느 한쪽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틈을 유지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상호 간의 이해와 수용에 대한 노력은 이들을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며, 적정한 거리와 틈이 있기에 서로의 차이로 인해 충돌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타협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는 갈등을 해결하고 퍼즐의 틈을 꼭 맞추기 위해 상대방에게 나에게 맞출 것을 요구하거나, 나를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시도하고, 서로의 모습을 바꾸어 맞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모두에게 좋지 않다. 애초에 사람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락을 자주 안하는 성향인 남자친구가 갑자기 하루종일 연락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반대로 연락을 자주하는 성향인 여자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드문드문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는 본질적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과 상대방의 영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본질(이해)이 아닌 표면(타협)에 초점이 맞춰진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에 부딪히게 만들고 서로를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어느 한쪽이 포기하는 순간 서로의 거리는 지나치게 멀어지게 된다.


이미 멀어진 관계에서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조차 불가능해진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관계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적절한 관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타협에 대한 노력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배려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서로의 다름을 더욱 깊고 돈독한 관계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안정적이고 따뜻한 관계다.

서로의 모습을 이해하고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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