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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월 Nov 04. 2019

(공연 추천) 뉴욕 Sleep No More

뉴욕에 가면 꼭 봐야 할 공연! 슬립 노 모어!

뉴욕 여행을 계획하면서 2가지는 꼭 하고 싶었다.

1. 새로 오픈한 모마(MoMa) 미술관 방문

2. 슬립 노 모어 공연 관람

모마는 재개장을 하고 난지 얼마 되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날씨가 좋지 않아 실내 관광지로 사람이 몰려서 인 건지...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즐기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 양혜규 작가의 작품이 크게 전시되고 있고 4시 정각에 진행되는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서 그걸로 만족! 그리고 맞은편에 있는 모마 디자인 숍에서 에코백 쇼핑 + 현대카드 20% 할인에 대만족 했다. 하지만 제대로 즐길 수는 없었기에 추천을 하기에는 나의 경험이 부족하다.

현대카드 소지자인 경우 모마 티켓 구매처에 현대카드만 보여주면 무료입장 티켓을 줍니다. 그리고 모마 디자인 숍에서도 20% 할인이 된다는 사실!


슬립 노 모어 공연은 보는 내내 계속 와~ 대단하다 라고 속으로 계속 외치면서 보게 된 공연이다. 보고 난 경험을 막 공유하고 싶은 그런 공연이다. 일반 극장에서 앉아서 관람하는 공연이 아니라, Mckittrick Hotel이라는 5층 건물 안에서 진행되는 공연으로 관람객이 얼마나 열심히 돌아다니느냐에 따라서 경험하는 것이 다른 공연이다. 맥베스의 이야기 줄거리를 가지고 왔다고는 하나 맥베스 이야기를 몰라도 공연을 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 그냥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고 즐기면 된다.

공연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동영상 클립

공연장이 호텔 컨셉으로 건물에 입장을 하면 체크인을 하게 된다. 그때 포커카드 2개 중 선택을 하라고 한다. 이것이 나중에 입장 순서가 된다. 나의 경우 3 하트... 에이스를 뽑으면 제일 먼저 입장을 하게 된다는데 왼쪽 말고 오른쪽 뽑을걸...(입장 순서는 크게 의미는 없기는 하다)

Tip 짐을 아예 안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짐 보관비용만 4$라서, 전 주머니가 있는 옷을 입고 핸드폰과 필요한 카드만 들고 갔습니다. 아! 신분증 확인을 하기 때문에 신분증을 소지해야하는데, 저는 안들고 가서 핸드폰으로 찍어둔 사진으로 대체가능했습니다. 


체크인을 하면 포커카드와 무료음료권 두장을 주고 들어가라고 알려주는데 이때 정말 깜깜한 복도를 지나게 된다. 너무 깜깜하고 내 앞에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기에 엄청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그 복도를 지나고 나면 호텔 복도 같은 곳이 나오고 음악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음악 소리를 쫒아가면, 이미 입장한 사람들이 꽤 서성거리며 작은 재즈 공연장 같은 곳을 있게 된다. 어떤 공연인지 모르고 온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왔다 갔다 하고, 무료 음료권으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고, 샴페인티켓을 구매한 경우 별도 예약좌석에 앉아 우아하게 샴페인을 마시며 공연 시작을 기다리게 된다. 나는 3시간을 뛰어다녀야하기에 음료따위 마시지 않았다.


서빙하는 사람들도 다들 배우 같았다. 길쭉길쭉하고 다들 어쩜 그렇게 배우 포스가 팡팡 나던지... 너무 멋졌다. 공연장에서 기다리다 보면 7시쯤 남자 배우 한분이 무대에 올라가고, 천천히 에이스 카드 가진 사람들 입장을 하라고 알린다. 그때부터 이제 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넘버 3가 외쳐졌을 때 엘리베이터 탑승을 위해 모두 모였고, 그 자리에서 하얀 가면을 제공받는다. 공연 보는 내내 이 가면을 꼭 착용하고 있어야 하며, 공연 안내를 여기서 받게 된다. 사진을 찍어서는 안되며 배우들에게 너무 가깝게 접근해도 안된다라는 정보를 받게 된다. 시력이 나쁘지는 않으나 어두운 곳에서는 안경을 쓰는 편이라서 가면과 안경을 동시에 착용해보려고 했으나 너무 불편해서 포기했다. 혹시나 시력이 안 좋은 사람들의 경우 렌즈를 착용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 입장하면 바로 파티신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0층에서 진행되는데, 나는 그것을 처음에 몰라서 조금 헤맸었다. 파티신을 먼저 보는 이유는 그 장면에 메인 캐릭터들이 다 모여서 춤을 추고 이후에 극이 시작되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극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1. 레이디 맥베스 : 중간에 목걸이를 건네 받는 여자 배우

2. 레이디 맥더프 : 퍼 코트를 두르고 임신한 여자 배우로 가장 알아보기 싶다

3. 맥더프 : 레이디 맥더프와 함께 입장, 이후 섹시한 마녀와 춤을 춤

4. 섹시한 마녀 : 맥더프의 손을 가로챈 후 레이디 맥더프를 밀치고 계속 함께 춤을 춤 (나의 경우 동양배우였음)

5. 던컨 : 레이디 맥베스에게 목걸이를 건네는 남자 배우

6. 남자 마녀 : 머리가 어깨기장정도로 꽁지머리로 묶고 던컨에게 목걸이를 건네고 이후 던컨과 춤을 춤

7. 댄버스 부인 : 메이드 복장으로 음료를 나눠주고 이후 레이디 맥더프를 케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음

그 이외 2명이 배우가 더 춤을 추는데, 어떤 캐릭터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는데 이때 맥베스는 1층 발코니에서 파티 장면을 보고 있다고 한다. (역시 한번 더 봐야해...)


<McKittrick 호텔 구조>

0층 : 연회장-->극의 시작과 끝이 진행되는 가장 중요한 공간

1층 : 연회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발코니, 덩컨의 방, 예배당 등 -->길을 잃으면 이쪽으로 오면 된다.

2층 : 재즈공연장(입장하는 곳), 호텔 로비, 폰 부스, 레스토랑 -->제일 마지막쯤에 알게 된 공간

3층 : 맥더프의 침실, 멕베스의 침실, 정원, 공동묘지 -->격정적인 장면을 볼 수 있는 공간

4층 : 상점거리 (다양한 공간들이 있는데, 정확히 어떤 공간인지는 모르겠다)

5층 : 욕조 방, 병동, 마녀의 오두막이 있는 숲

3층 맥베스의 침실에서 진행된 장면 (출처: 뉴욕 씨어터)

아! 이 공연은 선택받은 몇 명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퍼블릭한 공간에서 한번 정도 경험을 했었다. 아... 나도 간택받고 싶었는데, 엄청 열심히 따라다녔는데...연회장에서 마녀가 내민 손을 잡자 내 손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귓속말을 해주고 떠났다. 무슨 주문 같았는데, 바람아 불어라 어쩌구 저쩌구 같았다.

그리고 처음에 엘리베이터 탑승을 가장 늦게 해서 가장 앞에 서있게 되는 경우, 올라가던 도중 3층에서 한 명만 낙오가 된다. 낙오자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는데... 솔직히 알고 있었지만 조금 분위기가 무서워서 낙오되고 싶지 않았다.


이후 3시간 동안 호텔 1층부터 5층까지를 마고 오르내리며 배우들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쫓아다니면서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나갈까?라는 생각도 하였는데, 공간감과 방향감각이 매우 무딘 나는 길을 찾지 못하고 결국은 또 다른 공간에서 다른 배우의 연기를 만났고, 또 극에 빠져서 함께 돌아다니게 되었다. 결국 3시간 동안 공연을 다 보았고, 마지막 씬에서 충격적인 결말이 진행되어 포기 안 하고 끝까지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장면들 중 연회장에서의 배우들 연기력은 정말 압도되는 순간이었다. 슬로우 모션을 연기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참고로, 이 공연은 배우들이 2.5회 공연을 한다. 7시에 티켓을 산 사람들은 들어가면 극의 첫 시작이 아니라 중간부터 보게 되는 것이다. 그때 미리 공간과 어떤 배우를 쫒아다니면서 즐길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처음에 공간을 익혀보려고 했으나, 이는 초반에 포기했고 그냥 끌리는 대로 배우들을 쫓아다녔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나 엄청난 연기력과 연출력을 경험했기에 대만족이었다.


이 공연에는 약 20명이 넘는 캐릭터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메인 캐릭터는 8명 정도로, 연회장 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메인 캐릭터 이외에도 중간중간 다른 배우들은 만나는데 이들을 쫒았다니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았다. 나의 경우 우산을 들고 다니던 집사 한분과 간호사, 동물뼈 박제를 취급하던 상점 주인 등을 만났다.


이 공연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 점은, 공간 연출력이었다. 배우들을 쫓아다니면서 그 배우의 연기를 경험하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배우들을 만나게 연출이 되어 있고, 중요한 몇몇씬으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유도하게 만드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연회장 씬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배우들이 어느 순간 그쪽으로 관객들을 유도하는데, 관객인 나는 그걸 눈치를 챌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그 배우를 열심히 쫒아가다 보면 그 극 안에 들어가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배우들도 그 시간 안에 맞춰서 연기를 하는 점도 정말 훌륭해 보였다. 연기를 하면서 4층에서 1층까지 순식간에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종종 이럴때 배우들을 놓치게 되지만 다시 다른 배우를 찾으면 된다.


어느순간 배우들은 쫓아다니면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연기를 보려고 하는 나의 모습에서 파파라치가 되는 기분도 느껴졌고, 남을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현대사회에서 인스타 램을 비롯하여 SNS을 통해 남의 일상을 보는 것이 당연해진 것처럼 이 극이 그런 현대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보고 싶은 공연이다. 3시간 너무 힘들었지만, 극이 끝났을 때 그 여운과 함께 한번 더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나름 기념샷을 남겼다.



어두운 공간에 오래 있는 것이 어렵거나 체력적으로 5층 건물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어려운 경우는 비추! 

하지만 색다른 공연을 경험을 하고 싶고 뉴욕을 가신다면 이 공연을 꼭 추천드립니다. 상하이에서는 투어공연이 진행 되었다는데, 한국에서는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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