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강술래
초등학교 4학년 음악을 가르치면서 교과서에 나온 강강술래를 가르쳤었어요. 강강술래, 자진강강술래, 청어 엮자, 남생아 놀아라 등등 6가지 노래와 놀이를 배우고 그다음에 모든 노래와 놀이를 엮어 전체적인 강강술래 놀이를 완성했지요. 노래 1시간, 놀이 1시간 적어도 12시간 이상 수업 시간을 투자해야 배울 수 있어서 4학년 아이들과 1년 내내 중간중간 짬짬이 배워나갔어요. 학년 말에 반 아이들 전체가 손을 잡고 전체 강강술래 놀이를 하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더라고요. 비디오라도 찍어 놓을 것을 기억 속에만 남겨 놓았어요.
가르치면서도 아이들 손을 잡고 강강술래 놀이를 함께하며 참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우리네 강강술래는 고대 중국 문헌에 의하면 원형은 2000년 전 마한의 농촌 풍습에서 유래된다고 해요. 노래와 놀이 문화를 오랜 기간 이어 오며 유지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 그것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스위스에 와서야 알게 되었답니다.
스위스 국제 학교의 음악 수업은 아이들이 한 학기 동안 해리포터 같은 영화 배경음악이나 팝송을 기타나 커다란 실로폰, 건반 등등으로 합주를 연습하고 한 학기의 마지막 날에 공연을 하지요. 물론 이런 수업도 의미가 있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겠지만요. 국제학교들은 여러 국적의 아이들이 모이다 보니 각국의 문화와 전통을 배워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여요.
특히나 유럽에서는 악기 교육으로 대신하고 음악 교육이 없는 나라도 있어요. 스위스의 국경일 또는 이탈리아 국경일 등등을 통해서 보면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지금의 나라를 형성하고 공통의 문화를 이어져 온 기간이 생각보다 짧아 보여요. ( 스위스 연방 건립- 1291년, 이탈리아 1861년 )
그래서 그런지 반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강강술래가 참 대단해 보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강강술래 노래만 들어도 따라 부르면서 어떻게 함께 강강술래 놀이를 해야 하는지 아니까요. 이것은 우리가 전통을 잘 가르쳐 온 교육의 힘이자 자랑이에요. 일관적으로 잘 짜인 교육과정으로 구성된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쳤을 때 나오는 교육의 힘은 비단 음악 교육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음 편에서 이야기 나눌게요 ) 한걸음 떨어져서 보니 비로소 보이는 한국의 저력! 우리의 문화를 사랑하고 전통을 발전시키고 이어나가는 노력이 지금처럼 이어지면 좋겠어요.
IB교육에서는 교과서가 없고 교육 내용이 교사에 의해 재구성된다지만 이어나갈 전통이 있고 공유할 것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일관성 있게 교과서로 가르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년간 음악 선생님으로 교과서에 있는 강강술래, 종묘 제례악 등등을 감탄하면서 가르쳤었거든요. 전통과 문화를 전달하기 위한 교과서가 계속 만들어지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문화를 발전시키는 노력을 이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