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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Lee Jul 11. 2021

사람을 살리는 마법의 말, 당신이 옳다

당신이 옳다-정혜신

생각해 보면, 나의 직장생활이 가장 힘들 때는 공감이 없는 동료와 함께 일할 때였던 것 같다. “뭐래니~ 왜 저래” 이런 말들을 달고 사는 동료의 옆에 있을 땐, 자꾸만 내가 작아 보이고 이유 없이 우울했던 것 같다. 몇 년간의 인생 공부를 거치고 나서, 이제는 나를 지키기 위해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다 보니, 어느덧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난감했겠다.” 먼저 이런 말을 건넬 줄 아는 이들이 곁에 있다. 아마도 그 덕에 요즘 내 마음의 날씨가 어둡지 않은 것이었겠구나 싶어 참 고맙고도 다행스러운 생각이 든다.


나는 <당신이 옳다>를 3, 40대의 필독서로 꼽고 싶다. 물론 그보다 나이가 들어 읽어도 좋겠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알아두면 앞으로 살면서 큰 도움이 될 내용이기 때문이다. 총 세 번을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가슴이 찡하고, 한편으론 다행스럽고, 또 마지막엔 속이 시원해진다. 단점이라면, 쉽고 재미있는 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주 술술 넘어가지는 않으니, 조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나는 사실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에게 몇 권 선물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몇 장 읽다가 조금 지루해서 중간에 책장을 덮었다고 한다.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 꼭 도전해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눈을 끔뻑끔뻑 하면서도 애써 끝까지 읽어내는 여느 고전들처럼, 이 책도 마음을 다잡고 완독을 해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처음은 좀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도, 막상 한 고개만 넘고 보면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음이 아닌 ‘뇌 과학’으로 비중을 옮겨 가는 최근의  정신과의 대세에서 살짝 걸어 나와, 질병적 접근이 아닌 ‘공감의 힘’을 주제로 300장짜리 책을 펴냈다는 건 대단한 용기이자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정신과 의사가 이 책을 썼기에 그나마 이 정도로 주목을 받았지 그렇지 않다면 그냥 묻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나는 의사인 그녀가 앞장서서 이런 책을 내준 것이 참 고맙다.


그녀가 ‘적정심리학’ ‘집밥 심리학이라고 이름 붙인  마법의 약은 돈이 들지 않는다. 누구나 실천할  있고, 부작용도 없다. 정작 우리한테  필요한 것인데 아무도 진지하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 그걸 그녀가 속닥속닥 알려준다.


둘째로, 이 책은 무조건적인 ‘공감’을 지향하지 않는다. 지금껏 ‘공감’을 외치는 이들은 마치 어떤 종교적인 넓은 마음으로 타인을 맹목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기를 은근히 강요했지만, 이 책은 다르다. 먼저 나를 사랑하고, 나 자신의 색깔을 되찾고, 그리고 나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반드시 ‘선을 지켜’ 타인을 공감하자고 설득한다. 아니, 설득까지도 가지 않는다. 그녀가 소개해주는 일화를 듣고 있노라면, 우리는 공감을 먹고사는 사람임을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자선사업처럼 하는 무조건적인 공감이 아니라, 건강하고 야무지게 공감하며 사는 법을 일러준다.


그녀의 말대로 삶의 많은 순간, ‘그럴 수 있었겠다. 네가 옳다’는 공감의 말은 그 자체로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강력한 치료제가 된다. 든든한 집밥이자, 어떤 정신과 약보다도 강력한 세르토닌이자, 위급한 순간에 사람을 살리는 산소호흡기가 될 수 있다.


사람에게서 얻은 작은 공감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상처 난 마음을 금방 녹게 하는 것처럼, 반대로 그 공감을 어디서도 얻을 수 없을 때 우리는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 버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칠 때 필요한 것도, 그리고 우리가 지쳐버린 이유도 어쩌면 그 작은 말의 존재와 부재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 작은 공을 부지런히 서로 주고받으면서 살면 조금 더 많이 행복해지고, 훨씬 덜 불행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따뜻함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 말로, 따뜻한 말로 우리의 마음이 더 풍요롭고 단단해지기를 바라본다.


네가 옳다’는 확인을 받으면 “집을 나가겠다, 죽겠다, 죽이겠다”는 따위의 말들은 이내 아침 이슬이 된다. ‘당신이 옳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으면 아침 이슬과 멱살잡이 하는 허무한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당신이 옳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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