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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표현에 대한 짧은 생각

소년이 온다 / System Prompt / 그리고 Past Lives

by being cognitive

[ 규정 / 속박의 "너는" ]


1. 나도 미래에서 온 책("소년이 온다" 2024.11.14 발행...)을 읽었다.


첫 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뭔지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는 ~~했다."라는 표현에 내가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나도 모르게 1980.5.18 광주라는 시공간으로 꼼짝없이 묶여버리는 경험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너는..."이라는 형식이 이렇게 힘이 있는 표현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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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요즘 ChatGPT와 같은 AI 언어모델들의 기본적인 System Prompt는 "You" are a helpful assistant...라고 함.


그런데, 사실 궁금했다. 왜 System Prompt에 I am a helpful assistant라고 안쓰고 You are ...라고 쓰는걸까?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니, "너는"이라는 표현으로 묶어놓는게 훨씬 설정하기 위해 속박하는 힘이 있어서일까? 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이유는 모릅니다.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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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정 / 자유의 "너다" ]


3. 한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유태오 배우님이 옛친구를 오랜만에 스카이프로 만나면서 말한다.

"우와 너다"


너라는 표현이 주어가 아니라 술어로 오니까 이렇게 자유롭다. 너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술어로서의 '너다'.




규정하는 "너는..."보다, 인정하는 "너다"라는 표현이 더 많이 들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감성 터지는 미래도 과거도 현재도 아닌 2024.11.1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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