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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g cognitive Nov 01. 2024

'너'라는 표현에 대한 짧은 생각

소년이 온다 / System Prompt / 그리고 Past Lives

[ 규정 / 속박의 "너는" ]


1. 나도 미래에서 온 책("소년이 온다" 2024.11.14 발행...)을 읽었다. 


첫 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뭔지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는 ~~했다."라는 표현에 내가 반복해서 노출되면서, 나도 모르게 1980.5.18 광주라는 시공간으로 꼼짝없이 묶여버리는 경험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너는..."이라는 형식이 이렇게 힘이 있는 표현이었나.



2. 요즘 ChatGPT와 같은 AI 언어모델들의 기본적인 System Prompt는 "You" are a helpful assistant...라고 함. 


그런데, 사실 궁금했다. 왜 System Prompt에 I am a helpful assistant라고 안쓰고 You are ...라고 쓰는걸까?


소년이 온다를 읽고 나니, "너는"이라는 표현으로 묶어놓는게 훨씬 설정하기 위해 속박하는 힘이 있어서일까? 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이유는 모릅니다. 죄송...;;)


[ 인정 / 자유의 "너다" ]


3. 한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유태오 배우님이 옛친구를 오랜만에 스카이프로 만나면서 말한다. 

"우와 너다"


너라는 표현이 주어가 아니라 술어로 오니까 이렇게 자유롭다. 너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술어로서의 '너다'.




규정하는 "너는..."보다, 인정하는 "너다"라는 표현이 더 많이 들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감성 터지는 미래도 과거도 현재도 아닌 2024.11.1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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