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현철 Mar 12. 2024

입학식

새로운 출발, 너의 시작을 응원해

듣기만 해도 설레고 기분 좋아지는 단어, 입학!

3월의 학교는 아름다운 봄꽃을 맞이하듯 예쁜 신입생들을 맞이합니다. 겨우내 꽁꽁 걸어두었던 빗장을 열고 이제 본연의 역할로 돌아간 듯합니다. 마치 수십 년 문을 닫았다가 마을 사람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영국 소설에 등장하는 비밀의 화원 같은 느낌일 것입니다. 최소한 오늘 입학하는 아이들에게는 비밀의 화원이나 다름없지요. 2024학년도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유치원과정부터 전공과과정까지 56명의 신입생이 입학을 했답니다. 

입학식장을 가득 채운 학생들과 학부모님은 저마다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설렘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학생들은 이곳저곳이 다 신기한지 관찰하느라 삼매경입니다. 식장으로 표시된 강당까지 가는 동안 들러야 할 곳이 참 많았습니다. 학부모님들은 조금 긴장도 하신 모양입니다. 그저 신난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약간의 걱정도 느껴집니다. 

입학식 풍경

그런 학부모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교사의 책임은 더욱 무겁습니다. 우리가 교사라는 이유로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지만 어쩌면 누구도 소홀할 수 없는 소중한 보석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입학식에 함께한 모든 분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새롭게 다짐하는 이유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르고 돌보겠습니다.

혹자는 요즘을 스승 상실의 시대라고 하기도 합니다. 

땅에 떨어진 교권과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사회적 인식이 이 말을 증명합니다.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존경이란 단어는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제게 맡겨진 이 소중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비록 사회가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입학식 포토존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교사들이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아이의 성장과 성공을 위하지 않고서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학교가 학교답게, 교사가 교사답게, 학부모가 학부모답게 그리고 학생이 학생답게 바로 설 수 있는 학교를 꿈꾸고 만들어가겠습니다. 

3월 4일 점심에 나온 디저트

오늘 급식엔 치즈 케이크 한 조각이 디저트로 나왔습니다. '너의 시작을 응원해'라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달고서요. 괜히 마음이 포근해서 급식판에 있는 문구를 찰칵 찍어봅니다. 

너의 시작을 응원해
매거진의 이전글 수료식을 맞이하는 마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