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 너의 시작을 응원해
3월의 학교는 아름다운 봄꽃을 맞이하듯 예쁜 신입생들을 맞이합니다. 겨우내 꽁꽁 걸어두었던 빗장을 열고 이제 본연의 역할로 돌아간 듯합니다. 마치 수십 년 문을 닫았다가 마을 사람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영국 소설에 등장하는 비밀의 화원 같은 느낌일 것입니다. 최소한 오늘 입학하는 아이들에게는 비밀의 화원이나 다름없지요. 2024학년도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유치원과정부터 전공과과정까지 총 56명의 신입생이 입학을 했답니다.
입학식장을 가득 채운 학생들과 학부모님은 저마다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설렘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학생들은 이곳저곳이 다 신기한지 관찰하느라 삼매경입니다. 식장으로 표시된 강당까지 가는 동안 들러야 할 곳이 참 많았습니다. 학부모님들은 조금 긴장도 하신 모양입니다. 그저 신난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약간의 걱정도 느껴집니다.
그런 학부모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교사의 책임은 더욱 무겁습니다. 우리가 교사라는 이유로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지만 어쩌면 누구도 소홀할 수 없는 소중한 보석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입학식에 함께한 모든 분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새롭게 다짐하는 이유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기르고 돌보겠습니다.
땅에 떨어진 교권과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사회적 인식이 이 말을 증명합니다.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존경이란 단어는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제게 맡겨진 이 소중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비록 사회가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교사들이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아이의 성장과 성공을 위하지 않고서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학교가 학교답게, 교사가 교사답게, 학부모가 학부모답게 그리고 학생이 학생답게 바로 설 수 있는 학교를 꿈꾸고 만들어가겠습니다.
오늘 급식엔 치즈 케이크 한 조각이 디저트로 나왔습니다. '너의 시작을 응원해'라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달고서요. 괜히 마음이 포근해서 급식판에 있는 문구를 찰칵 찍어봅니다.
너의 시작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