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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바니 May 17. 2020

스물두 살, 첫 해외: 꿈결 같고 찬란했던

Oxford, United Kingdom



스물두 살 때, 대학교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합격해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었다.

기간은 한 달. 첫 해외 경험인데 무려 한 달이나 집을 떠나 있는다는 게 당시 나에게는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


영국 버밍엄의 한 가정집에서 머물며 평일 낮에는 컬리지에서 어학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시내에 나가거나 동네 탐방, 주말에는 다른 도시로 여행을 다녔다. 그곳에서 보고 듣고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차곡차곡 머리와 가슴에 담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전에는 와 닿지 않았던 '외국 경험을 하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말을 몸소 이해할 수 있었다.


'내일은, 이번 주말에는 또 어떤 곳에서 무엇을 느끼게 될까?'


나의 첫 해외살이는 그렇게 기대감으로 가득한 나날이었다.




Oxford, United Kingdom


"옥스포드."


이름만 들어도 꿈같았다.

어릴 적 '해리포터'를 보고 작가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는데, 내가 그 작품의 향수를 품은 도시에 왔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품은 대학도시의 분위기는 소설 그 자체였고, 길을 걷는 순간순간마다 마음에는 설렘이 피어났다. 늘 나의 상상 속에서만 닿을 수 있었던 그곳은 상상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오전에 도착해 골목골목을 걷다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지였던 크라이스트 처치의 유명한 호그와트 식당에 들어섰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글로 쓰인 세계를 현실로 만나는 그 기분은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아쉬움도 잊게 만들었다.


그날 옥스포드에서 느낀 감정이 꼭 이 사진 한 장에 담겨있는 듯하다.

꿈결 같고 찬란했던 곳, 처음이라 낯설었지만 따뜻한 여운이 남았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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