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레인 Nov 27. 2019

너, 내 동료가 돼라:
기억에 남는 면접 지원자의 특징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익히는 건, 실무에도 그대로 도움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판교의 한 게임개발사의 인공지능 연구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검은뿌리 외계인입니다. 


‘거기 너, 내 동료가 돼라’


만화 ‘원피스’를 본 분은 알겠지만 루피가 초반에 동료를 모으면서 자주 하는, 아주 유명한 대사죠. 



루피는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진리를요.

졸업 직후 저는 창업을 했습니다. 몇 년간 면접을 열심히 봤죠. 이전 회사에서는 사내 벤처 형태로 PM 역할을 했습니다. 제품의 기획이나 운영부터 제품의 성공과 연관한 마케팅, 비즈니스 같은 분야와도 밀접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했죠. 그 ‘모든 것'에는 면접도 포함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면접이나 채용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면접을 잘 보는 사람은 함께 일하기에 좋은 사람, 즉, 좋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진 사람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었는데요. 이 글을 읽는 분 대부분이 취업을 준비할 나이이기 때문에 실무자이자 면접관의 입장에서 어떤 사람이 취업 면접에서 눈에 띄는지, 그런 사람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런 특징이 실무에서 어떤 장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1. 묻는 말에 답하세요.

면접은 질문과 답변의 반복입니다. 원하는 답을 얻거나 그 답을 추론하는 과정을 살피면서 면접자를 알아 가는데요. 간혹 면접을 보면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핑퐁의 과정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답을 듣기까지 사족이 너무 길어서 듣기도 전에 지치거나, 아예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아예 다른 이야기와 답으로 흘러가 버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때부터 면접관은 면접자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물어본 이야기와 연관이 없기 때문이죠. 때문에 우리는 항상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답을 하기 전에 잠깐이라도 생각을 해보고, 내가 그 질문에 맞게 답하고 있는지 말을 하면서도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묻고 답하기"는 회사를 포함한 사회 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입니다. 메일, 전화, 발표 모두 동일하죠. 묻는 것에 제대로 답하기라는 기본 패턴을 벗어난다면 실무에서도 시간이 낭비되거나, 서로에 대한 불만이 쌓입니다. 이런 걸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라고도 합니다. 


2. 주장+근거로 논리적 말하기를 하세요

사실 면접에서 논리 시험을 볼 것도 아니고 논리 수준을 파악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이 또한 ‘대화’에 키가 있습니다. 면접자의 말에서 문장과 논리의 구성 등이 얼마나 좋은지를 파악해보는 것이죠. 


간단한 방법은 주장과 근거를 나누어 듣는 것입니다. 흔히 논리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말의 구성이 명확합니다. 주장과 근거로 대부분의 대화를 풀어가죠. 그러나 우리는 그냥 일반인입니다. 어릴 적부터 대부분 논리적인 대화에 대한 훈련을 받지만, 사실 극도로 긴장하는 면접 같은 상황에선 이게 잘 통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주장과 근거를 함께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근거를 충실히 이야기한다면 그 근거로부터 또 다른 대화거리가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면접관은 이 근거에서 본인이 궁금하거나 이상하다 싶은 지점을 다시 질문합니다. 주장과 근거, 그 근거에 대한 추가 질문,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게 업무에 있어서도 ‘좋은 대화’입니다.


주장과 근거를 말하는 습관은 설득에도 도움이 됩니다. 회사에서의 일은 결국 설득의 반복입니다. 일을 하면서 깨닫는 진리는,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생각과 의견이 아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아주 정말 많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이유를 물어볼 때 “음 그냥요… 오늘 제 느낌이 그냥 그래요…”라고 말한다면? 곧 짤림 멱살잡이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3. 마무리를 잘 합시다.

시작은 반이고, 마무리는 일의 전부입니다. 마무리를 잘 짓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면접을 보다 보면 면접자가 말끝을 흐리면서 문장의 마지막 즈음에는 거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답변을 끝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끝을 흐리면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 뿐더러 말하는 화자의 자신감이 떨어져 보입니다. 면접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동일하죠. 


사실 면접을 보면 대부분의 면접자가 이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게 큰 감정 요인이 되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 똑부러지는 마무리를 보여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은 유독 돋보이는 사람이 될 겁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주 잠깐이라도 말을 참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생각나는대로 말을 하기 보다는 어떤 것을 말하면 좋을지 목차 형태로 머릿 속에서 한번 정리해보는 거죠. 만약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면접관에게 잠깐 10초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이런 작은 포인트들은 면접자를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누군가는 “기억만 나면 뭐 해? 뽑혀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하루에도 굉장히 많은 지원자들을 만나게 되고, 어떤 면접자는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체계적으로 면접 당시의 대화나 답변 등을 기록하고 평가하더라도 결국 면접은 사람이 사람을 뽑는 일입니다. 때문에 면접관들 간의 협의나 논의가 큰 역할을 할 때가 많고, 그 과정에서 누가 기억에 남는 사람이었나는 면접의 합불을 결정하는 큰 요소입니다. 


우주복을 입고 면접장에 들어가거나, 면접장에서 장기를 뽐내는 등의 기행을 벌일 게 아니라면,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억에 남는 면접자가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 본인의 강점, 직무에 대한 열정을 얹는다면 앞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지원자분들이 만족할 만한 면접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