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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수 Dec 20. 2019

겨울왕국2

Frozen II, 2019

 디즈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림 형제 동화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동화를 잘 각색해 애니메이션화를 했기 때문이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비롯해 ‘피노키오’,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라푼젤’까지, 수많은 동화들을, 시대의 흐름(페미니즘을 비롯한 정치적 올바름)에 맞게 각색하여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애니메이션화할 수 있는 동화가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즈니가 성공 가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건 오리지날리티였다. 그 오리지날리티가 바로 ‘겨울왕국(Frozen)’이었다.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는 디즈니 공주의 역사에 전환점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디즈니 공주는 과거의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현재 주도적인 여성으로 바뀌고 있었는데 늘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었다. 그것은 원작 동화가 가부장제 사회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색을 하더라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가 내놓은 오리지날리티, ‘겨울왕국’은 이야기 전개가 다소 아쉽더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동화라고 볼 수 있었다. 흔한 남성 조력자 없이, 빌런 남성을 무찌르고 왕이 되는 엘사의 이야기는, 사랑을 갈구하며 결말에서 남성들과 행복하게 산다는 다른 공주들의 이야기와 차별점을 가진다.(심지어 엘사는 한 왕국을 다스리는 왕이다.)


 ‘겨울왕국2’에서도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엘사다. 거기에 큰 조력자로 등장하는 것은 크리스토프가 아닌 동생 안나다. 안나가 왕위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 것도 아렌델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용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게다가 크리스토프가 오로지 사랑만을 생각하는 순수한 청년으로 나오는 것은 기존의 성역할을 뒤집어놓은 것이다. 이런 동화가 자라나는 여아들에게 미칠 영향은 긍정적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 ‘모아나’에서 보여준 바다, 물 그래픽을 ‘겨울왕국2’에서도 재현해낸다. 특히 엘사가 홀로 떠나는 모험 장면에서 볼 수 있듯 화려한 영상미가 온몸에 전율을 돋게 한다. 얼음, 불, 눈, 물, 땅의 다채로운 시각적 효과와 더불어 시시각각 펼쳐지는 등장인물들의 노래는 영화가 왜 시각과 청각의 예술인지를 잘 보여준다.


 ‘겨울왕국2’를 통해 디즈니의 오리지날리티는 후속작에서도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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