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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가사리 Oct 30. 2022

아무데서나 최고의 핫도그

덴마크 코펜하겐 | 거리의 핫도그 

덴마크 여행을 앞두고 넷플릭스를 검색했다. 'Copenhagen' 이라는 검색어로 혹시나 그 도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는지 찾아서 보게된 건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 Somebody Feed Phil> 이었다. 미국의 TV작가 겸 프로듀서인 필립 로즌솔이 여러 도시를 방문하면서 음식을 맛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 여행/음식 다큐멘터리다. 요리사가 아닌 그가 맛에 대한 표현, 표정은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든다. 시즌 4까지 나왔고 서울편도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영상 중 시즌2에서 <코펜하겐>을 발견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데서나 핫도그를 사도 세상 최고의 핫도그를 맛 볼 수 있을거에요." 

(I'm not kidding, Just any Hot dog from any cart is gonna be one of the best hot dog you ever had)

너무나 강력한 추천의 한 마디다. 남편에게 꼭 거리의 핫도그를 먹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코펜하겐은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찻길 옆의 자전거 도로는 베트남에서 보던 오토바이들처럼 수 많은 자전거를 탄 이들이 있었고, 손수레가 붙어 있는 자전거에 아이들이 타고 있기도 했다. 손을 들어 뒷 사람에게 우회전, 자회전을 표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도시 안에는 최초의 놀이공원이라는 티볼리가 있었는데, 마치 동화에 나오는 듯한 풍경이었다. 한국의 명동처럼 상점들이 모여있던 스트뢰이어트 거리를 걸었다. 가보고 싶었던 HAY 에 들러 세일중이던 파스타 접시도 두 장 샀다. 친절한 점원은 에코백에 내가 산 접시를 넣어주었다. 

"자, 이제 핫도그를 먹으러 갈까?"

"응! 이 근처에 필립 아저씨가 먹은 DØP 핫도그가 있어!" 

우리는 거리를 걸어서 푸드트럭 DØP 을 찾았다. 밤마가 핫도그 7개씩 먹는다는 필립아저씨 만큼은 아니지만, 남편도 나도 핫도그를 좋아한다. 이케아의 마지막 코스는 늘 핫도그로 마무리할 정도로! 가장 기본이 되는 Roated Hotdog 를 시켰다. 영상에서 본 것처럼 빵 사이에 기다란 소시지를 가운데 놓고, 그 양 옆으로 노란 머스타드 소스를 한 줄, 양파와 피클이 들어갔다는 덴마크식 레물라드 소스가 한 줄 뿌렸다. 케첩도 한 줄 넣고, 튀긴 양파 조각을 듬뿍 얹고, 잘게 썰린 양파를 올리고, 오이피클을 얹었다. 필립 아저씨는 이를 덴마크 정원이라고 표현했는데, 얇은 종이로 감싼 핫도그를 받아서 한 입 물었다. 역시 소시지, 빵, 튀긴 양파의 조합이란! 세가지 소스도 절묘하게 어울린다. 한쪽의 벤치에 앉아 든든한 핫도그를 먹고, 다시 코펜하겐의 거리로 나섰다.



Copehagen, Denmark _   DØP 핫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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