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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03. 2024

인간이 스마트폰처럼 자비스를 갖게 된다면

지극히 보통의 인간을 위한 AI 안내서_AI비서, 상생인가 기생일까

구글의 '프로젝트 자비스' 개발 소식이 들렸습니다. '자비스' 하면, 영화 <아이언맨> 보신 분들은 아마도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떠올릴 텐데요.


자비스 보급 시대가 열리는 걸까요?


코드명 'Jarvis'로 알려진 이 AI 기반 쇼핑 및 검색 도우미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웹사이트를 자율적으로 탐색하고 옵션을 비교하며 선택까지 수행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AI비서를 예고합니다. 구글은 이르면  오는 12월 거대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 차세대 모델을 공개하면서 함께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27019400009?input=1195m


이 소식이 알려지기 한 일주일 전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도 사람을 대신해 복잡한 일을 알아서 처리해 주는 AI 에이전트의 베타(테스트)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오픈 AI도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AI 비서(에이전트) 보급 시대'는 이것만 봐도 산업 전반의 뚜렷한 트렌드인 것만은 명확합니다. 이는 곧 머지않아,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AI 에이전트도 아무렇지 않게 쓰는 날이 온다는 얘기기도 하죠.


음성 대화까지도 가능한 AI 에이전트가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이언맨>을 봤을 때, 자비스는 번거롭고 귀찮은 일을 대신해 주고 적시적소에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멋진 비서이자 파트너이긴 한데요, 이는 정말 좋기만 할까요?



"AI 아바타, 워라밸을 줄까?"


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작업을 대신 처리한다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 있습니다. 귀찮은 일은 AI가 하고 그 시간에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AI에게 일을 맡기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다 아늑하고 힐링되는 따뜻한 시간도 보낼 수 있고요, 바쁘다는 핑계로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운동, 외국어 공부 등 여가 활동이나 자기 계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 에이전트는 점차 ‘AI를 사용자의 분신(아바타)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개인화된 AI를 보유하고 활용하는 ‘1인 1 AI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입니다.


동시에 AI에 대한 의존도가 가랑비에 옷 젖듯, 점점 심해질 것이고 이는 곧, 인간의 의사결정 영역도 줄어들 것입니다.


사실 이 의존도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늘 피곤을 느끼다가 오늘은 자고 났더니 컨디션이 정말 좋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그런데 갑자기, 스마트워치가 오늘 심박수에 이상이 있다고 경고를 줍니다. 그러면 내가 느끼는 컨디션을 믿을까요? 데이터에 기반했다고 하는 인공지능의 조언을 믿을까요?


이상 기후에 따른 전지구적 기후 재난으로 글로벌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 나라의 정상이 AI에게 묻습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가 대답합니다.


"인구 절반을 죽이면 됩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전염병을 퍼뜨리세요"


각국 정상들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요?


"그럼 어디에 전쟁을 일으켜야 하는지, 어느 나라에 어떤 전염병을 퍼뜨려야 하는지" 물어볼 텐가요? 아니면 AI 에이전트를 꺼버릴 건가요?


"AI가 인간을 돕는 도구에서, 대신 결정하는 주체로 진화"


AI는 인간이 일상에서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도구에서 인간을 대신해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고, 인간의 행동을 촉구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AI가 어떤 의사결정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자율적 의사결정 시스템'은 신뢰의 문제를 부각합니다.


AI가 개인의 쇼핑과 검색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AI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력과 투명성, 그리고 윤리성에 대한 깊은 신뢰가 전제돼야 합니다.


Jarvis와 같은 AI 에이전트는 소비자의 선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형성하고, 나아가 재정, 선호도,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시 말해, AI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단순히 편하고 실용적이고 시간을 아껴주는 차원에서 더욱 개인적이고 프라이비트 한 차원으로 침투하고 개입합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 AI 에이전트에 자율성과 내 개인적인 영역이나 취향에 대한 접근성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AI가 개인용 PC와 모바일에서 직접 사용자를 대신해 검색하고 쇼핑하기 전에, 데이터 보호와 안전한 관리에 대한 기술 기업의 책임은 더욱 막중해집니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오남용의 위험에 대비한 강력한 보안 체계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이제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지시에 따르는 수동적 도구에서 벗어나 능동적 주체로 진화하는 1 가구 다인 Javis 보급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선점 경쟁이 치열할수록 '정말 그 시대가 오느냐'가 아닌, '얼마나 빨리 오느냐'의 시간싸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는 전례 없는 편의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기술이 주는 편의를 누리고, 여가나 생산적인 일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다면, 편의성과 주체성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AI를 사용할 줄 아는 AI리터러시가 먼저이지 않을까요?!


이러한 기술 발전 속에서, 우리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AI 기업만이 AI와 인간이 공존하며 상생하는 장밋빛 미래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인간이 AI에 기생하는 끔찍한 미래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AI와 함께 사는 시대가 어차피 오고야 마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가장 중요한 과제는 AI의 자율성이 인간의 주체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균형점을 먼저 찾는 것입니다. 명확한 경계와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갖추고, 가장 중요한 결정에서는 인간의 판단이 존중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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