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서로 글로만 교류하던 누틸드 데이나님을 드디어 만나 버렸다. 서로 예상이나 한듯이 어색함은 1도 없이 바로 대화의 장이 터져버렸다. 뭔가 각잡고 HR이야기를 해야하나 싶었는데 서로 먼저 저 이런 사람이에요 이야기하다보니 자연스레 HR이야기가 중심이 되어버린 것 보면 둘다 어쩔 수 없는 HR이구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모든 것에 다 의미와 고민을 담는 투머치 진지er로 보일 수도 있었는데 그것을 홍콩영화같다고 표현해주어서 그날은 잠들 때까지 그 단어가 머리속에 박혀버리게 되었다.
왜냐하면 난 홍콩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는 중국영화면 중국영화지 홍콩영화는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갑분 역사강의같지만 홍콩은 원래 영국령이었다가 97년에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그래서 당시 홍콩은 중국인들이 주류지만 영국이 지배층이었고 인도인도 있고 다른 서양인들도 있고 뭔가 글로벌 도시이면서 묘한 우울감성이 있었다. 홍콩반환이 결정되고 (아직 중국이 지금처럼 개방되지 않는 상황에서) 홍콩인들은 이제 중국령이 된다는 사실에 우울감과 동시에 드디어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귀향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기였다. 주윤발, 장국영, 양조위, 유덕화, 성룡, 주성치 등이 모두 그 시기 유명했던 홍콩 배우들이었다.
홍콩영화는 무협영화와 주윤발식의 느와르풍의 영화가 초기 주류였지만 왕가위 감독으로 대표되는 감성풍이 많았던 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는 아비정전, 중경삼림, 동사서독, 해피투게더, 화양연화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 진가신 감독의 첨밀밀)
그당시 홍콩영화들은 나에게 많은 사색을 안겨주었다. (문득 내가 그때 10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인간의 복합적인 감성과 생각들, 그리고 선/악의 단순하지 않은 구분, 여러 가치들과의 괴리에 따른 갈등/번뇌들, 그러면서 약간은 현실적이며 시니컬한 시선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 특히 이드를 만드는 하나의 자양분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종종 혼자 캔맥주를 마시며 그 시절 홍콩영화에서 나이먹어감에 따라 대사와 눈빛에서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게 취미인건 안비밀 !!
(의식의 흐름이지만) 나에 대해서 실제로 만난건 처음이지만 깊게 알아본 데이나님을 샤라웃하며 소오강호의 곡양/유정풍이 부른 창해일성소 가사를 적어본다. (곡양/유정풍은 적대 세력의 리더급 인물이지만 知音 관계의 인물들이다)
푸른파도에 한바탕 웃는다네
도도한 파도는 해안에 물결을 만들고,
물결따라 떴다 잠기며 아침을 맞네.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어지러운 세상 모두 잊으리.
승자는 누구이며 패자는 누구인지 새벽 하늘은 어찌 알꼬?
강산에 웃음으로 물안개를 맞네.
파도와 풍랑이 다하고, 인생은 늙어가니 세상사는 또 무엇인가?
맑은 바람에 속세의 찌든 먼지를 모두 털어 버리니
호걸의 마음에 다시 지는 노을이 머문다
만물은 웃기를 좋아하고 속세의 영예를 싫어하니
사나이도 그렇게 어리석고 어리석어 껄껄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