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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rarian Pia Jan 29. 2022

기후 위기는 인간 위기이다

읽고, 쓰고, 본 것들의 기록

 올해 여름 날씨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6월 날씨가 예년의 7월 하순 날씨처럼 뜨겁다. 앞서  올봄에는 이례적으로 한파와 더위와 비가 번갈아 변덕을 부렸다. 3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6도 높은 8.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고, 서울의 벚꽃 개화도 평년 4월 8일에 비해 열흘이나 빠른 3월 24일이었다. 4월에는 한파와 초여름 날씨가 뒤섞여 나타났고,  5월에는 이틀에 한번 비가 내렸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하였는데, 이 모든 것이 ‘지구온난화’때문이란다. 

  <파란 하늘 빨간 지구>를 폈다.. 동화 같은 책 이름에 예쁜 표지와 달리 이 책의 내용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조목조목 말한다. 저자 조천호 박사는 국립기상과학원에서 30여 년을 근무한 대기과학자로, 기후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지구와 인류의 역사부터 지구의 위기와 대응까지 과학 문외한이라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오늘날 눈부신 발전을 이룬 인류문명이 인간 지성의 결과라고 오만하게 생각하지만 사실은 좋은 기후 환경이 기반이 되었으며, 따라서 기후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임을 경고한다. 

  지구는 오랜 기간 동안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거쳐 왔는데 이는 지구가 스스로 일정 수준의 기후 균형을 이루는 자기 조절 능력이다. 지구는 약 1만 2천 년 전에 빙하기에서 현재의 간빙기인 ‘홀로세(Holocene)’에 들어섰다. 홀로세는 ‘인류가 자연과 조화로운 완전한 시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구는 스스로의 조절 능력이 아닌 인간의 힘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를 ‘인류세(Anthropocene)’라고 하며, 인간 활동에 의해 기후 변동의 범위를 넘어선 상태를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고 부른다. 

  지구 역사를 분류할 때 대분류‘대’, 중분류‘기’그리고 소분류‘세’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는 신생대 4기, 홀로세에 살고 있다. 신생대 시기에 유인원의 등장과 함께 호모사피엔스라고 하는 현생 인류가 지구 상에 나타나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지구는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빙하기 등 자연적 원인으로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여섯 번째 멸종은 인간이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과학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 경고와 함께 ‘인류세’가 회자되고 있는데, 이 말은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대기과학자 파울 크뤼천 교수가 2,000년에 ‘국제 지권-생물권 프로그램에서’ 처음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홀로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세에 있다”라고 선언하며 인류세를 ‘인간이 지질학적 힘이 된 시대’라고 정의하였다.

  대지와 바다에 83억 톤의 플라스틱이 있고, 생물의 개체수가 지난 40년간 평균 58%가 감소했으며 하루에도 10여 종이 멸종하고 있으며 해양 온도 상승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산소 생산을 방해하여 생물이 살지 못하는 데드 존이 생성되는 등 NASA는 40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기간 동안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장 높으며 대기 온도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작년 세계기후상황분석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지구의 평균온도가 관측 아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지구를 차갑게 하는 라니냐 현상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2019년에 이어 지구가 가장 더웠던 것으로 기록되었다. WMO는 지난해 전 세계 해양의 80% 이상이 한 번 이상의 폭염을 경험했으며, 지구 평균 해수면의 상승도 지속되었으며, 최근에는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하였다. 폭염 외에도 태풍과 허리케인 피해도 강력하였다, 여기에 코로나 19까지 가세함으로써 지난해 전 세계 5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기후 재난과 코로나 19 피해를 동시에 입었다고 보고하였다.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로 인해 가장 먼저 나타날 피해가 식량난일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보고서는 2019년에 세계 인구의 9%인 6억 9천만 명의 사람이 영양실조에 처했고, 7억 5천만 명은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에 노출되었다고 밝혔다.

 202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기 이후 섭씨 1.2도 상승했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은 전 세계가 파국을 막기 위해서 203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수준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가능하면 1.5도를 넘기지 말자고 결의하였다.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는 2030년까지 섭씨 1.5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제한해야만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하였다. 2030년까지 지구 기온이 0.3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우리는 특단의 조치와 행동을 해야만 한다. 

 지난 5월 30일과 31일에는 녹색 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P4G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였다.‘포용적인 녹색 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주제로 진행하고 서울선언문을 채택하였다. 미래지향적 녹색회복을 통한 코로나 19 극복과 공정하고 포용적 전환 과정의 필요성과 지구온도 상승 1.5도 억제를 위한 향상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출 및 장기저탄소발전전략 발표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녹색기술 확산과 에너지 전환 촉진, 해외 석탄발전소 공적 금융 중단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큰 회의가 개최되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인류의 공멸을 막을 수 없다. 무엇보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의 필요성을 국민이 인식하고, 시민들의 실천적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거시적인 담론과 정책 추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특정 국가나 특정인이 아닌 우리 모두 앞에 놓인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기후위기는 인간의 위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독서IN 게재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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