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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포아빠 Sep 10. 2023

민주당 이야기④ 포스트 코로나와 자영업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며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한 주제가 '포스트 코로나'이다. 앞으로 인류역사가 BC(Before Covid)와 AC(After Covid)로 구분될 것이라는 어느 저명한 학자의 통찰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일하는 방식, 경제 구조, 도전받는 세계화, 더 가속도가 붙은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 등 모든 분야에서의 변화를 우리는 체감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합의, 아니 운명을 우리에게 각인시켰다. 


코로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경제적 곤란과 학력의 손실이라는 피해를 입히고, 자유로왔던 이동과 교류를 위축시키는 등 우리의 생존과 안전을 . 때문에 코로나로부터 생명을 지키고(방역), 어려워진 삶을 보호(재정과 복지)하는 일은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도 중요한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런 한편 코로나는 위협이면서도 '기회'다. 그것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를 우리가 제대로, 잘 준비하고 맞이해야하는 이유다. 변화된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것을 넘어 코로나를 이전의 낡은 질서와 관행들을 타파하고, 미뤄왔던 과제들을 해결함으로써 변화된 세상을 살 궁리가 아니라 '변화된 세상을 만들 궁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코로나 대응은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을만큼 비교적 잘해왔다. 그 대응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이제 미래과제라고 할 수 있는(그것도 매우 가까운 미래)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도 성공해야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는 유능함을 보여줬는지는 몰라도, 앞으로의 세상을 고민해 제시하고 그걸 우리 모두의 목표로 만드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정치권 공히 지금 유권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한발 더 나아가는 질문과 설계도를 제시하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이 그런 지혜를 모으고, 우리 사회의 논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정당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도 중요한 혁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영업자의 문제는 이를 아주 잘 드러내준다. 코로나로 인한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코로나 이전만큼 가게문을 열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큰 고통을 받아왔다. 이러한 어려움을 덜기위해 대출의 상환을 유예하고, 전기요금을 감면하며, 고용 유지를 지하고, 손실을 보상하는 등의 여러가지 대책들이 시행됐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추경을 30조를 할 것인가, 50조를 할 것인가를 논쟁하고, 영업시간을 12시까지로 할 것인가 24시간으로 확 풀 것인가로 공방을 주고 받은 이후, 코로나 이후 자영업자의 삶에 대한 논의는 눈의 띄지 않는다. 지난 대선 유력한 후보들이 "영업시간을 확 풀겠다", "실질적 보상을 하겠다"고 하는 말은 들어보았어도 코로나로 인해 극명하게 드러난 자영업자들의 피폐한 삶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더 많이 덜기 위한 노력과 함께 우리가 반드시 해야할 질문은 "왜 자영업자는 새벽 2-3시까지 아니 24시간 밥과 술을 팔아야 그나마 먹고 사는 사회가 되었는가"이다.


밤새 영업해서 돈을 벌게해주고, 밤새 가게문을 못 열어 발생한 손해는 메꿔주겠다를 넘어 그렇게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지 못하고서야 입에 풀칠을 하게 되었는가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밤새 일하지 않아도, 집에 가서 자녀들과 늦은 저녁이라도 먹고 숙제도 봐주는 정도의 여유를 가져도 먹고 살만한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코로나가 지나면 예전처럼 밤새 일하는 원상복귀가 아니라, 건강과 가족을 지키고 코로나 시기처럼 일정한 시간에는 셔터를 내려도 먹고사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경제를 고민하고, 정책을 주도하고, 그것을 여의도의 중요한 의제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포스트 코로나를 만들고 주도하는 힘을 가진 정당이 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자영업자의 상황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임대료, 세금, 각종 지원정책의 실효성 등)를 진단해 그게 맞는 법안과 정책을 입안하고, 사회에 의제를 던지고, 다양한 수단으로 실현시킴으로써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너무 가혹하고 힘든 24시간 영업의 세계로 돌아가지 말자고, 코로나라는 기회를 통해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한 두시간이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이야기하고 그 길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만 사는 정당이 아니라, 정치가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고, 이를 사람들에게 불어넣는 풍성한 활력과 이야기로 결국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좋게 바꾸어내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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