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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요한 Aug 26. 2022

연구소 자리 셋팅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와 마우스 끝판왕

무언가 처음 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기술 발전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어떤 것을 변함없이 쓰고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그 사람의 삶과 가치 기준에서는. — 느린 IT 리뷰 —


세 번째 대학교 학번을 부여받았을 때까지 언제나 학교(잠시 동안은 회사)에는 내 책상이 있었고, 책상 위에 있는 물건 중에서 가장 애정과 손이 많이 가는 것은 키보드와 마우스였다. 그래서 블로그 첫 글을 통해서 소개하고 싶은 것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비들이다. 조금 더 일반적으로 분류하자면, 기계식 키보드와 로지텍(Logitech) 마우스라고 하면 좋겠다.


마치 무선키보드인 척 하고 있지만, 아니다. 마우스는 무선이 맞다.



Logitech MX Master


처음부터 로지텍 마우스의 큰 그립감이 좋았다. 모델명이 정확한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MX510, MX518인가를 시작으로 해서 나의 MX Series 사랑은 시작되었다. Performance Mouse를 지향하는 로지텍의 MX 제품군은 사무용 마우스의 끝판왕으로 많이들 자리를 잡는다. 기능이 많은 것은 정말 중요하긴 한데, 사실 마우스는 아무리 신기한 옵션을 다 때려 박아도 내 손에 안 맞으면 쓰지를 못한다. 결국은 그립감이다.


좌: Logitech G700, 우: Logitech MX Master


그립감을 소중히 여기던 나는 한 때, 회사-기숙사-본가에서의 동일한 마우스 사용 환경을 위해서 G700 마우스를 세 개 구매해서 가지고 있던 때가 있었다. 심지어 G700이 단종 이후 마우스가 고장나 새 마우스가 필요하자 새로 출시된 G700S를 사서 썼다.


그립감과 Shape에 민감한 내가 현재 MX Master를 잘 쓰고 있으니, G700을 사용하여 게임을 즐겨하던 현재 기혼 남성들은 이제 MX Master를 사서 회사 업무에 집중하면 좋겠다. 와이프한테 잘 허락을 받아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MX Master는 사무용이다. 여러분 사무용이에요.


참고로 백종원이 쓰고 있는 마우스는 게이밍 마우스이다. (단호)


게이밍 마우스와는 다르게. 반면에. 한편, 사무용 마우스인 MX Master는 다양한 기능 설정을 제공한다. 특히 무한 휠은 논문이나 보고서와 같은 긴 문서를 보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휠 사용 속도에 따라 일반 모드와 초고속 모드의 전환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굉장히 편하다. 물론 버튼 클릭을 통해 수동으로 바꿀 수도 있다.



포인트와 스크롤에 관련된 여러 가지 상세 설정


Logitech의 Unifying 수신기와 Bluetooth 연결을 모두 지원하며 기기 연결을 총 3개까지 할 수 있어서, 맥북과 윈도우 노트북을 번갈아가며 둘 다 사용하기에 굉장히 편리하다. 새로 나온 모델은 마우스 내장 메모리에 클립보드 복사 기능을 지원한다는데 매우 궁금하긴 하지만 돈을 주고 사볼 정도는 아니다.


마우스가 비탈면으로 설계되어 있어, 손이 아주 편안하다. 버티컬 마우스까지 쓸 정도가 아니라면 이 정도 수준에서 타협하자.



Leofold FC660C


레오폴드 FC660C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는 무슨 색깔 이름의 축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와는 달리 키 스트로크에 따른 정전용량의 변화를 감지하여 키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키보드가 참 이쁘기는 하다.


숫자 키패드가 없는 텐키리스 레이아웃이기 때문에 정말 컴팩트한데, 일반적인 키보드와는 다른 해피해킹과는 달리 처음 사용자도 적응하는데 어렵지 않다. 책상 위에 이것저것 문서를 한꺼번에 많이 올려놓고 일을 시작하는 특성이 있는 나에게는 아주 적합한 키보드이다.


이 와중에 나름 일본 토프레의 리얼포스에 적용된 정전용량 방식이 자랑스럽고 홍보하고 싶었는지 키보드 우측 하단 전면부에 공식을 써놓았다. 다크그레이 본체에 블랙 텍스트라 그리 티는 안 난다.



키보드가 아주 고급스럽다.


가끔 몸이 피곤할 때 졸면서 타이핑을 하다 보면 키가 눌려있는지도 모르게 연속으로 입력이 되어있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45g의 키압은 이 정도의 느낌이다.


USB 연결 방식이라 기기 간 전환이 자유롭지 않지만, USB 선택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키캡 제거 사진


키캡은 PBT 재질로 고급스러우며 각인 상태 또한 만족스럽다. 알록달록 키캡을 바꾸는 데에는 취미가 없어서 자주 분해하지는 않지만, 알고 보면 상당히 더럽다는 키보드의 키캡을 세척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유용하다.


FC660C, MX Master


마무리


앞으로 함께 공부하고 가장 많이 손이 갈 아끼는 장비들이다. 이렇게 보니까 두 제품 재질이 비슷하네. 나름 손때가 많이 타서 느린 리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깨끗한 표면 상태. 사용 편의성과 기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참 잘 고민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제품들이다. 고장 나면 동일 제품으로 또 사고 싶을 테니까 제발 고장 나지 말고 오래오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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