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문과생의 돈 공부 투쟁기 1
나는 셈이 참 느린 사람이다. 수학은 싫어했고 사람 사이에 머리쓰는 관계도 싫어한다. 가계부는 귀찮아서가 아니라 돈계산 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 안썼다는게 더 맞는 표현이다. 돈에 관심이 없기보단 공부는 하고 싶은데 나는 계산 자체가 싫었다. 전통 문과생 나에겐 숫자는 아라비아 숫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를 보면 더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막상 돈 이야기가 나오면 회피하는 사람. 바로 나였다.
"야~ 노후에 돈 없으면 초라해. 돈 있어야 해"
이렇게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인생에 돈이 전부는 아니잖아"
이런 고귀한? 말로 되받아치면서 내 욕망을 눌렀던 사람도 나였다. 당시엔 별 생각이 없어서 그랬고 1년 2년 지나면서는 내 자신에 솔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원빈의 "얼마면 돼?"라는 대사가 비소로 이해 가는 시기가 온다.
인생의 행복이 ' 돈'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 돈'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말이다.
희한한게 흔한 부부싸움도 돈이 넉넉하면 잘 안 하게 된다.
" 뭐 다른것은 그렇다치자. 시댁 제사, 친정 행사 이런 것은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 건데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 아니잖아~ "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 마음도 ' 돈'으로 ' 다 표시'는 아니지만 미안함과 더불어 성의 표시하면 대부분 해결되는 게 많더라. 돈이 다가 아니지만 돈으로 무엇을 사거나 나 대신 일할 사람을 보내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싸울 건덕지가 훨씬 적어진다.
부자가 된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 책에서 빠지지 않은 구절이 있다.
바로 '돈에 대한 사고' 를 바꾸라고 하는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 돈을 사랑하라'는 너무 세속적인 것 같다. 하지만 내 저 안에 깊숙히 박혀있는 ' 회피하는 마음'은 바꿔볼수 있을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돈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돈 많이 버는 놈은 욕심많은 사람들이야하는 대물림된 교육관.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해라는 왜곡된 교육관.
내가 못 가져서 삐뚤어진 돈에 대한 욕심.
없으니깐 남도 없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
모두 쓰레기통에 폐기 처분했다.
그래도 아무리 ' 돈을 사랑하라'는데 그건 잘 안되었다. 평생, 돈 많이 가진 놈은 욕심쟁이, 다주택자는 다 투기꾼, 투자자는 나쁜 시키, 무상으로 지원을 잘해주는 정부가 좋은 정부라고 평생을 알고 있던 내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가 있는가?
그래서 그냥 내 마음 한 부분만 인정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는 나의 마음
자본주의 이 땅에 살고 있으니 돈이 다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는 생각
돈의 노예로 끌려다니기보다는 이제 좀 돈의 주인으로 살아보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아끼는 게 아니라
있어도 쓸 필요가 없어서 아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로.....
이왕이면 주위 사람도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먼저 잘 살고 돈을 많이 벌어보면 남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많아질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려면
우선 기본적으로 내 자신이 먹고 살 정도는 되어야 했다.
인생 한번 이렇게 태어났으면 돈 걱정 한번 안 해보고 살아보기로 했다.
저 책에서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이 해봤던 방식, 행동, 생각 나도 한번 옮겨보자. 그리고 진짜 그렇게 되는지 보자. 그렇게 태생부터 문과생이었던 나는 투자의 세계, 경제공부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