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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포 Nov 01.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해석 편

개인적인 감상 1편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개인적 감상과 해석이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생각과 존재들도 전반적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스토리에 관한 스포들이 많으니 영화 보시고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겁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온 세상에는 정령, 생명이 깃들어 있다.


이런 관점과 사상을 '애니미즘' 또는 '물활론'이라고도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여러 작품에 걸쳐 지속해서 등장하는 관점이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에 포뇨 등등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의  코다마와 시시가미, 그대들 어떻게 살것인가의 와라와라가 있습니다. 벼랑 위에 포뇨에 나오는 포뇨의 엄마도 인간이 아니라 초자연적인 존재입니다.

또한

과거 인류의 종교적 특징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 제사장의 역할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청동방울과 거울을 종교의례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각 부분의 자연을 다스리는 신이 나오는 이야기는 고대 유럽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파도, 화산, 번개, 밤 등등 자연현상에 상응하는 신이 존재했으며

각 필요한 신들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아메리칸 원주민의 연설문에도 자연을

형제자매로 표현하는 걸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문자가 없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인류의 오래된 신앙형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들꽃은 우리의 누이이고,

순록과 말과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다.

강의 물결과 초원에 핀 꽃들의 수액,

조랑말의 땀과 인간의 땀은 모두 하나다.


모두가 같은 부족, 우리의 부족이다."



- 시애틀 추장의 연설 일부 발췌-




이런 시선과 사상은 실제 정령과 신이 깃들어 있는지 사실 관계와는 별개로 자연은 파괴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자연을 파괴한 만큼 피해를 보는 것은 인간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고 인간도 자연에 속해있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들의 주된 메시지 입니다.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 하늘에서 살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라도 결국 땅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는

 직접적인 말이나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시시가미의 목이 잘린 후

일어나는 일들은 위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과거 사람들의 문화와 온갖 신화들이 섞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까 합니다.




2. 새는 영혼의 안내자


작품의 초반 주인공의 어머니가 있는 병원이 불타고

병원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됩니다. 어머니의 시신도 찾을 정도로 심한 화재였습니다.


과거 새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헤르메스도 날개 달린 모자와 샌들을 착용하며 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영혼을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왜가리라는 새가 주인공에게 죽은 어머니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말합니다. 불타서 죽은 것이 아니고 살아있다고 말이죠.

처음엔 함정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거짓이 아니죠





3. 탑의 주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이 신기하다.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탑의 꼭대기에 있는 주인을 만나러 왜가리가

안내하는 방향은 위가 아니라 아래입니다.

장면으로는 땅이 흐물흐물해지며 인물들을 진흙처럼 빠뜨립니다.

주인은 탑 꼭대기 있습니다.

가야하는 방향의 정확히 반대 방향인 것이죠.

이 점은 후반부와 연결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되어서 잠시 후에 다뤄보겠습니다.




4. 아래 세계를 탐색하는 과정은 인류문명의 변화다.



여기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주인공 마히토가 탑에 오기 전에 활과 화살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마히토는 수상한 왜가리를 잡기 위해 대나무를 깎아 활을 만들고 못을 부수고 밥을 접착제 삼아 화살을 만듭니다. 이상할 정도로 영화에서 공을 들여

제작과정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사실 왜가리의 깃털을 화살에 사용했다는 장면을

설명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마히토의 주체성있는 성격과 태도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마히토는 담배가 귀한 집에서 담배와 물건을 교환하지않습니다. 담배를 잘 드는 칼로 바꾸는 게 아니라 녹슨 칼을 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고용인 키리코가 대나무 활보다 더 좋은 활과 화살을 담배와 교환하자는 이야기에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이는 마히토라는 인물의 태도와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이후 대나무활과 화살을 이용하여

왜가리를 맞추게 되고 탑의 주인과 새엄마인 나츠코 씨를 만나러 아래 세계로 여정을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아래 세계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나를 배우는 자는 죽는다' 라는 문구가 적힌 금색 빛이 나는 문이 있고 그 너머에 무덤이 있습니다.


마히토는 몰려드는 펠리컨 때의 습격으로 문이 강제로 열리고


무덤에 가까이 가게 됩니다. 무덤의 형태는 고인돌로 추정됩니다.(물론 저희가 아는 형태의 탁자형 고인돌과 완벽히 유사한 형태는 아닙니다. 바닥을 지탱하는 돌이 있는 형태의 돌무덤입니다.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무덤으로 돌을 탁자 형태로 만들어 쌓은 형태입니다. 만들기 위해서 수 톤짜리 돌 여러 개을 옮겨야 하니 일반적인 사람의 무덤이라기보다 그 정도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력 있는 사람의 무덤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아래세계에 사는 키리코가 배를 타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불을 이용해 펠리컨 때를 쫓아내고 무덤에 화를 부를까 의식을 하고 마히토와 키리코는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고대' 시대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1. 마히토가 왜가리를 사냥하려고 만든 활과 화살은


'수렵채집시대'


2. 거대한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3. 키리코의 배와 교류 '신석기시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수렵채집시대(활과 화살)+ 신석기시대(배와 교류) + 청동기시대(고인돌)의 문화와 물건들을 등장하는 걸 통틀어 '고대'를 상징한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의 이동은 인류문명의 순서를 단순화한 상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근거로 다음 도착하게 되는 곳이 뜬금없이 금속을 주조하고 제련하는 '대장간'이기 때문입니다.


(청동기와 철기시대와 같이 금속을 사용하는 시기 통상적으로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이후 시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마히토 일행은 탑의 주인을 만납니다. 여기도 상당히 상징적입니다.

왜냐하면 탑의 주인이 책상 위에 하얀 돌들로 무너지지 않게 탑을 쌓고 있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마히토에게 설명한 바에 의하면  이 탑은 세상의 구조이자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건 주인이 설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13개의 돌을 쌓아서 올리는 '탑'의 형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탑은 영화 안에서도 설명하듯 세상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상징합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맨 처음 탑의 주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의 시작이 탑을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탑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과

아래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이 고대를 상징하는 물건과 배경인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주인이 지은 탑(건물) = 책상 위의 돌들로 쌓은 탑



그렇다면 위치 상 아래세계는 탑의 아래 있고

위치 상 아래세계는 책상 위의 돌들 중 가장 아래 있는 돌

즉 시간상 과거를 상징한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이후 탑을 올라가는 과정은 책상 위의 돌들로 쌓은 탑의 중간과정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탑을 오르기 전까지 모든 이동이 가로 축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대를 상징하는 섬 -> 배를 타고 바다를 이동 -> 대장간


-> 히미의 집 -> 탑의 입구 -> 탑을 오름 (중간과정) -> 탑의 꼭대기(탑의 끝)



인간 문명의 상징으로 본다면


고대 -> 청동기, 철기 -> 불을 사용하는 기술이 훨씬 향상됨 (히미) -> 이 기반을 토대로 현재의 문명을 쌓아감(중간과정)


-> 유토피아 (탑의 꼭대기)



이런 상징이 맞다면


탑의 주인이 만든 돌 탑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인간문명의 변화가 하나의 방향으로 향하는 것처럼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현재의 문명을 만들기 위해 과거부터 발전해 왔다고 보는 시선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시각은 현재 자신들과 같은 문명을 갖추지 못한 집단이 열등하고 덜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실제 지구상의 많은 국가와 부족들은 생활방식과 문화가 다릅니다. 이유 또한 제각각입니다.


그렇기에 인간문명의 변화를 하나의 방향이나 탑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양한 국가와 부족의 차이를 상당히 많은 부분 생략한 한계점이 있는 설명입니다.

탑의 주인도 그런 탑이 얼마 못 버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히토가 새로운 주인이 되어 새로운 탑을 쌓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5. 왜 하필 새였을까?



예전 동양 철학자 장자가 말한 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북해에 '곤'이 라는 큰 물고기가 살았다.


물고기는 새로 변하였는데 이름은 '붕새'라고 한다.


새의 크기가 너무 커서 날면 하늘을 덮는 구름과 같았다.


새는 바람이 부는 날 구만리를 높이 올라 남쪽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그만큼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새는 날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꿈쩍없이 바람을 기다린다.



어느 날 메추라기가 '대붕'에게 물었다.


'우리는 비록 높이 날지도 멀리 날지도 못하고


숲 속 나무들을 부딪혀 떨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왜 그 큰 날개를 가지고 구만리 높이를 날아 머나먼 남쪽으로 가는가?'



'대붕의 뜻 메추라기가 어찌 알겠소'



장자는 자신의 철학을 많은 이야기나 우화로 만들어 기록했다고 전해집니다. 위의 이야기를 해석해 보자면



대붕의 뜻 = 인간의 무한한 정신과 자유


작은 새 = 현실에 정신과 자유를 펼치지 못하는 이들



'작은 뜻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큰 뜻을 이해할 수 있겠소'



그런데 여기서 위에 이야기 같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바로 대장간에서 왜가리가 앵무새들을 유인하는 장면입니다.


앵무새는 왜가리를 곧바로 날아서 쫓아가지만


왜가리는 담장을 힘들게 뛰어서 도망갑니다.


그러다 당장 끝 절벽아래 끝까지 떨어질 정도로 바람을 타고서야 날게 되죠 그렇게 앵무새들은 쫓아오지 못합니다.


내용의 상징은 아니지만


위 이야기의 행동이 직접 등장하는 장면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탑의 세계에서 앵무새들은 인간과 같습니다.


말을 하고 군대를 조직하고 요리를 하고 집단생활과 분업을 합니다. 앵무새들 사이에 왕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장자의 철학에서 메추라기 같은 작은 새와 같습니다.



탑의 주인은 세상의 끝과 한계를 걱정하고 있는 반면


앵무새 왕은 어린아이가 깬 전통과 금기에 대한 벌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금기도 세상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인데 말이죠



영화의 새가 많이 등장하지만 왜가리는 1마리이고


앵무새가 엄청나게 많은 숫자인 것은 우연이 아닌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철학의 장자에서 모티브를 얻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했습니다





6. 큰 할아버지와 니체


작중 탑에서 사라진 큰 할아버지가 묘사된 장면이 있는데 여러모로 니체가 떠올랐습니다. 탑의 주인이 니체라는 이야기가 아닌 니체의 모티브를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구도나 콧수염 묘사가

니체를 떠오르게 합니다.


책과 공부를 많이 했다는 점과 세계를 걱정하는 철학자의 모습이라던가 하는 모습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걸론 근거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서 이야기 구조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영화에는 역사, 신화적 상징이 위에서 설명했듯이 엄청 많이 들어 있습니다. 표현방식은 우화나 동화, 신화 같은 방식입니다.


새를 묘사하는 방식은 동양철학의 장자가 떠오릅니다


장자는 자신의 철학을 직접 전달하기보다 우화나 이야기로 전달했습니다. 이 영화의 표현 방식과도 맞아떨어집니다.


그런데 동양의 장자가 있다면 서양에 니체가 있다고 종종 비견되기도 합니다. 니체 또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처럼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와 신화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둘의 철학에는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삶의 태도에 관한 철학과 자유의 중요성,


혼란스러운 세상에서도 스스로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니체와 장자의 모티브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 발견한 것들


1. 탑 초반의 도서관이 나오는데 책들의 형태가 서양제본이다.


2.  유심히 안 보면 그냥 지나가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형식의 얼굴 조각상이 도서관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니체는 고전문헌학자이자 고대그리스를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대표적인 저서로 비극의 탄생이 있습니다.




이야기할 게 남아있지만 우선 1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1편이 작품에 등장한 장면과 상징을 해석하는 것이 중점이었다면

2편은 상징이 이야기와 작품의 메시지로 연결되는 부분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시일에 2편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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