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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린레이 Feb 12. 2024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리뷰: 순수 재미 GOAT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2024) - 이거 왜 이렇게 재밌지?


미디어: 게임

개발: 사이게임즈 (Cygames)

유통: 사이게임즈 (Cygames)

제목: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장르: 액션 RPG

발매일자: 2024.02.01

플레이타임: 15시간 (싱글) + 15시간 (멀티) + ... (노가다)


사이게임즈의 신작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간 협업 종료 때문에 개발 완료 일자가 계속 밀리면서 엎어지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무사히 발매가 되었고 그 결과는...

아직도 하고 있다

발매한 날부터 계속해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면서도 '이거 왜 재밌지?'라는 생각을 수백 번 한 것 같다. 늘 먹던 치킨인데 하 이거 이상하게 맛있단 말이지... 노가다 요소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나도 모르게 궁극의 무기를 얻기 위해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많이 느꼈던 맛인데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는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왜 특별히 요 녀석만 맛있었을까?



뽕맛 GOAT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유독 재밌었던 이유는 게이머의 심금을 울리는 뽕맛이 잘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작하자마자 게이머를 반기는 건 용족 바하무트와의 공중전이다. 하늘에서 용이랑 싸운다는 것은 게임의 대미를 장식하는 게이머들의 로망이지만, 놀랍게도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서는 바로 보여준다.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초반전과는 무관한 사진)


바하무트와의 공중전을 끝내고 나면 기공정 그랑 사이퍼가 망가져 숲 속에 잠시 착륙하게 된다. 이제부터 튜토리얼 시작인데 끝도 없이 전투가 몰아친다.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전투 -> 전투 -> 전투 -> ... 일 정도로 끊임없이 게이머에게 도파민을 투여한다. 


맵 끝에서는 튜토리얼 마지막을 장식하는 보스전이 나온다. 나는 여기서 박수를 쳤다. 그리고 '이거 갓겜이다'라고 육성으로 외쳤다.


4명이 한 마음이 되어 궁극기를 사용한다? 이궈궈던...


단지 튜토리얼만 끝냈을 뿐인데 벌써 다음 모험이 기대됐다. 도저히 게임을 멈출 수가 없었다. 대사도 대충대충 읽으면서 '다음에는 뭐가 나올까?'라는 기대감을 한껏 품고 게임을 진행시켰다.


사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전형적인 왕도물에 속하는 게임이다. 스토리는 클리셰 범벅에 맵 디자인도 풍/빙/지/화 각각 속성을 대표하지만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나 <파이널판타지 16>에서 많이 느꼈던 맛이다. 위에서 느꼈던 뽕맛도 다른 맛일 뿐이지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에서도 비슷한 뽕맛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심심한 왕도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왕도물임에도 불구하고 몰입이 굉장히 잘 되는 게임이었다. 바삭바삭 잘 튀겨진 치킨, 간이 딱 적절한 제육볶음, 국물이 유독 시원한 돼지국밥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늘 먹던 맛이었기 때문에 연출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다.


뽕맛 가득 연출이지만 어디서 많이 맛본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킬 이름을 외치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순전히 전투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이다. 순수 재미를 잘 살린 전투 시스템에 맛있는 연출까지 더해지니 흥분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전투 시스템은 4인 팀을 꾸려 진행하는 액션 시스템으로써 얼핏 보면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와 유사해 보인다. 예전에 많이 해보았던 스타일인데 왜 그렇게 전투가 재밌었을까?


전투 GOAT
짤로만 봐도 시원시원하다


첫 번째로 데미지 숫자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데미지 숫자 크기가 큼직큼직해서 시원하고 반짝이는 이펙트 덕에 때리는 맛이 난다. 소리 없이 들어도 타격감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내가 진짜 싹 다 부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점점 익숙해지면 이것이 곧 단점이 된다. 데미지 숫자가 너무 커서 내가 어디 있는지, 보스가 무슨 공격을 하는지 잘 안 보인다. 


'그럼 패링 할 타이밍이 잘 안 보여서 스트레스만 쌓이지 않을까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서는 <파이널판타지 14>처럼 피격 장판을 깔아준다. 대부분의 큰 공격은 피격 장판이 나오기 때문에 위의 단점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준다. 게다가 처음 하는 게이머들은 패링에 익숙지도 않아 단점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단점을 최소화하고 미쳐버린 타격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데미지 크기 선택은 굉장히 잘하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일 베스트는 옵션으로 타협을 보는 것이지만 크기 조절에 관한 옵션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이 흠이긴 하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조절이 가능해지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 쉬운 캐릭터 조작이다. X와 Y만으로도 다양한 콤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내가 주로 하는 샤를로테는 X연타 - Y가 콤보의 끝일 정도다 (샤를로테가 제일 단순한 캐릭터긴 하다). 그러면 자칫 전투가 단순해질 수도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와 스킬의 커스터마이즈화로 다양성을 주었다. 다양한 캐릭터 덕분에 플레이어가 여러 캐릭터를 시도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마다 스킬도 여러 개 존재하기 때문에 파티 멤버를 서포터와 탱커로 둔 후 내 스킬은 딜로만 세팅하는 등의 여러 조합이 가능해진다. 덕분에 각자 플레이스타일에 맞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개초딩 브레스도 쓸 수 있다 ㅋㅋ


마지막으로 절묘한 난이도 조절이다. 전투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전투가 오래될 것 같을 때 즈음 보스가 죽어버린다. 그렇다고 너무 금방 죽는 것도 아니어서 파훼하는 재미도 준다. 이러한 절묘한 딜컷 덕분에 지루해질 틈 없이 계속해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유저 친화적인 UI/UX 디자인 (패드 한정)
프로필 보기 UI/UX를 봐보자. 어느 위치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바로 감이 온다.


앞서 말한 데미지 크기 시스템도 그렇고 유저 친화적인 UI/UX를 도입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의 입력 UI/UX를 보면, 내가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보다 어느 위치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는 8bitdo 컨트롤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A-B와 X-Y의 위치가 바뀌어져 있어 게임을 할 때마다 종종 불편했다. 하지만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서는 전혀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점들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물론 전체적으로 UI/UX가 훌륭하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 숨어져 있는 트레저 등록 버튼이나 이것저것 눌러봐야 알 수 있는 프로필/감정표현 편집. 칭호 달성도마다 아이템을 준다는 것도 모르는 플레이어도 분명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어서 큰 불편함을 느끼진 않은 것들이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의 핵심인 부분들에서 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까지도 너무 재밌게 하고 있는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궁극의 무기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극한의 노가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전투 시스템이 질리지 않아서 노가다도 할만하다. 게다가 노가다가 끝나면 해야 할 도전 컨텐츠들도 즐비해서 정말 오랫동안 즐길 것 같다. 차후 업데이트로 나올 신규 캐릭터나 신규 보스몹들이 너무 기대되는 사이게임즈의 신작이었다. 업데이트를 기다리면서 한동안은 다 같이 프바하를 잡아보도록 하자.

감자들 귀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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