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대항해시대로 서양사를 공부했다던데
최근 들어 한 게임이 딱 두 개 있는데, 그게 바로 대항해시대 오리진과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이었다.
원래는 히트2를 하려다가 후기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만... 그나마 호평이 있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과 대항해시대를 설치해봤다.
서머너즈워는 들리던 소문이 무색하게 지브리가 빠진 제2의 나라 같다는 첫인상을 받았다.
어딘가 익숙한 조작감과 초반부터 치고 들어오는 반복 미션은 여타 수집형 MMORPG와 다를 바가 없었다.
제일 충격적인 건 소환수에 벌써부터 컬러 팔레트가 모두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수집형인데 전혀 수집할 욕구가 생기지 않았다. 컬러 팔레트를 본 후 게임을 할 마음이 팍 식어버렸다..
수집형 게임을 개발할 때 항상 듣던 말이 있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봤자 수집할 욕구를 자극하지 못하면 그저 그런 게임으로 남게 될 뿐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정말 공감하는 게, 내가 했던 수집형 게임은 재밌는 게임이 아니라 모으고 싶은 캐릭터가 많은 게임이었다.
그래야 기를 쓰고 뽑고 기를 쓰고 키우게 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사실 별 기대 없이 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들었을 때엔 평범하고 무난하게 들렸다.
안타깝게 나는 PC 버전의 대항해시대에 대한 추억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저씨들이 하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가까운 사람은 내게 왜 대항해시대를 안 해봤냐고 했지만 그 시절의 나는 너무 어렸다는 게 문제다.
이제와 서야 모바일로 대항해시대를 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짧은 시간 안에 항구와 항구 사이를 움직일 수 있어서다.
나는 대부분 게임을 지하철에서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동안에만 집중해서 한다.
그런 내게 항구와 항구 사이를 움직이는 시간은 지하철 한 정거장의 시간 정도였고, 내 행동 패턴과 가장 잘 맞는 게임이 되었다.
그리고 항해 시간 동안 낚시를 하게 만든 점, 항구에 도착해서 일정 패턴으로 움직이게 만든 점 등이 매력적이었다.
엄청나게 임팩트 있진 않더라도 꾸준히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직까지 첫인상에 가까운 느낌만 받았다.
나는 모험과 교역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전투는 아직 파악도 못했다..
자동 전투로 돌려놓고 나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다는 게 제일 큰 단점이다.
전투도 턴제로 돌아가서 생각보다 재밌다고는 하는데, UX가 그리 친숙하진 않아서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앞으로 몇 달은 더 플레이해보고 연속 기록으로 남겨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