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중력지대 G밸리 Dec 04. 2019

EP6. 스토리텔러와 내 일 플랜 Part2

'내-일' 플랜 워크숍 3회차 리뷰


11월 25일 월요일 밤, 기다리고 기대하던 '내-일' 플랜 워크숍 3회차가 무중력지대 G밸리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수식어가 하나 더 추가된 닉네임으로 서로 인사했어요. 

탐험하고 탐구하는 타미, 활기차고 추진력이 좋은 로켓, 고집 있게 하고 싶은 일에 반짝이는 꿈틀, 열정과 호기심이 넘쳐 아이디어가 많은 차차르, 설레는 미래를 꿈꾸고 매일 발전과 성장을 꿈꾸는 소현, 사랑이 가득하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사는 평온한 서엘리, 예술적 감각 있고 섬세한 패션에 대담한 세미, 도전을 즐기는 삶을 살고 싶고 시간 부자를 꿈꾸는 시도

캐릭터가 점점 더 구체화되는 듯합니다. :) 


"지금 내가 가장 잘하고 또 잘 해낼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지난번 강연의 후속 질문도 나눠봤습니다. 은근히 답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능력부터 있는 자리에서 충실하는 것까지, 재능부터 태도까지 조심스레 잘 이야기해주셨죠. 워크숍이 끝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명확하고 자신 있게 각자의 강점을 알고 표현하게 되겠지요?!



두 번째 스토리텔러를 만나볼 시간이 되었네요. 3회차에"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월간서른 강혁진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N잡러 답게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쓰시더라고요. 이날도 책 마감작업을 하다가 달려오신 행복을 찾아 나서는 프로N잡러의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다는 것



행복을 찾아서

강혁진 님은 BC카드에서 꽤 잘 나가는 마케터였습니다. BC street box 프로젝트 총괄 매니저로 활약해서 CEO 표창까지 받고 2017년에는 과장으로 승진했죠. 이후 3개월이 지나 결혼을, 또 3개월 뒤에는 돌연 퇴사를 선택합니다. 이 파격적인 선택이 본인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았답니다. 그간 치열하게 일하면서 업무를 많이 배웠으니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즐겁게 돈 벌고 싶다는 생각으로 퇴사했다지요.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행복을 추구해 온 그는 혼자서 행복한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 '내가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라고 결론 내죠. 당신도 행복을 꿈꾸나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함께 행복하자고 말하는 강혁진 님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아보세요.


이미지보다 아이덴티티 먼저

그는 행복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기를 잘 알리고 자신에게 맞는 색깔이나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건 이미지를 다루는 일이지요. 그보다 앞서 필요한 건 아이덴티티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 수순으로 나 자신과 차이가 없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내가 보는 나(Personal Identity)와 남이 보는 나(Personal Image) 사이의 격차를 줄여가는 것을 강혁진 님은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이라 부릅니다. 


"나만의 무언가가 나의 차별점이 됩니다. 모두들 공통적으로 가진 것은 고려대상이 되지 않겠죠. 내가 가진 특별히 좋거나 특별히 나쁜 부분이 나의 특징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내가 차별화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으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선호도와 차별점을 가진 사람인지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혁진 님은 대학 때 다양한 외부활동을 경험했습니다. 수차례의 인턴활동과 마케팅 공모전 응모, 해외봉사뿐 아니라 (3수 만에 합격해서) 6개월간 프랑스로 해외 인턴도 다녀왔다는데요. 이런 활동들을 했던 이유는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해외영업이든 마케팅이든 관심 있던 분야가 자신과 맞는지,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한 경험이었죠.


"<쿨하게 생존하라>라는 책에 '8개의 모자', '퓨쳐 메모리북'이라는 개념이 나와요. 직접 적어보니 그게 앞으로 경험하며 살아갈 날들이더라고요."

여기서 '모자'는 좋아하거나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분야를, '퓨쳐 메모리북'은 각 모자마다 어떤 행적으로 이뤄갔을지 미래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듯 쓴 것을 말합니다.


혁진님은 이 책을 읽자마자 소통전문가, 작가, 코치, 사회공헌가, 강연가, 방송인 등등 자신의 지향점이 될 9개의 모자를 적고 각각 10개 년 계획을 설계했습니다. 미래의 경험도 어느 정도 큰 틀 안에서 설정하고 점검하고 있는 셈이죠.


9개나 되는 모자이지만 한 번에 하나씩만 쓰고, 가끔은 모두 놓고 쉬어줍니다. 일 년에 한 번씩은 아내와 여행을 떠나고, 혼자 제주도에 가서 정리하는 시간도 정기적으로 가지고요. 쉬지 않으면 돌아보기 어려우니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시도부터

그는 나이에 대한 강박,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 '이거 해서 언제..'와 같이 새로운 시도를 스스로 막는 생각을 버리고 'ACT SMALL'을 기억하자고 말합니다. 언론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만 너무 보지 말고, 그들이 겪어왔을 시간을 생각해보자는 거죠. 그 사람들도 처음엔 하나씩 시작했을 테니까요.


"재밌는 게, 일단 해보면 연결이 됩니다."


혁진님은 '마케팅 어벤저스'라는 팟캐스트를 6년간 진행했습니다. 하나를 하고 나니 그 내용을 엮어서 책도 내게 되고, 강연도 행사도 할 수 있었다죠. 퓨쳐 메모리북을 작성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계획 하에 굴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려둔 큰 틀 안에서 작은 시도들을 통해 다음이 하나씩 연결되는 것이죠.


월간서른의 시작도 재미있습니다. 작년 1월의 어느 날, 자기 전에 페이스북에 짧게 글을 올렸습니다. '퇴사와 1인 기업가를 준비하는 30대를 위한 모임을 만들면 오실 만한 분들이 계시려나'라고요. 일어나 보니 간밤에 '좋아요'가 150개가 달렸다죠. 그래서 일주일 만에 바로 모임을 열고 다섯 명 정도가 모여서 자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해보니 매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월간서른'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꾸준히 모이고 있답니다. 거기서 또 파생되는 일도 있습니다. 두 달 전쯤에 '플리마켓 한번 해볼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월간서른 오픈채팅방에 던져 봤더니 9명의 운영진이 모였고, 11월에 '서른마켓'을 열었답니다. 처음부터 '남들이 알아주는 모임을 만들어야지' 생각했다면 가능했을까요. 그저 작은 걸 하나하나 쌓아 오다 보니 커뮤니티가 되었고 점점 이름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냥 시도해보는 것. 되든 안되든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혁진 님은 말합니다. 그는 '어떤 식으로 해야 되지?'는 생각하지만 '아 이거 해야 되는데.. 어떡하냐'하는 걱정에는 마음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해요. 못할 것은 포기하는 거고, 하면 되는 건 어떻게 할지만 고민하면 되니까요. 자꾸 바뀌는 도구나 주변의 말에 흔들리기보다, 귀는 좀 닫고 마음속에서 내가 진짜 시키는 일을 그냥 한번 시도하자고 당부합니다.  




언급된 추천도서:

<쿨하게 생존하라> _김호
'8개의 모자', '퓨쳐 메모리북' 개념이 담겨 있는 책으로 직장인들에게 추천.

<스몰 스텝> _박요철
작고 소소한 일들의 꾸준한 실천을 통해 나를 되찾아가는 작은 습관 실천기.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_구본형
혁진님은 이 책에 언급된 '나의 기도문'(삶을 지켜줄 자기의 가치관이 담긴 글)을 쓰고 기억함.





QnA


Q1. 처음에 모자 9개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연결성을 고려하신 건가요? _타미

혁진_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썼어요. 처음부터 어떻게 엮을지를 고민하며 적었던 건 아니고요. 쓰면서 '어, 나중에 이게 이렇게 연결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던 거죠. 


Q2. 그럼 중간에 수정도 하시나요? _로켓

혁진_ 9개의 모자나 퓨쳐 메모리북은 제 지향점처럼 써놓은 거라 고치지 않고요. 중간중간 1년 후, 3년 후의 내용은 작성해요. 저는 프리랜서(1인 기업)이잖아요. 아무도 월급을 주지 않으니까 매출 목표를 엑셀로 관리해요. 정량적인 것들은 다 써가면서 하고 있어요. 월별로, 분기별로 정리하고 성장률을 따져보고 내년 목표를 설정하는 식으로요. 


Q3. 강사님의 퍼스널 아이덴티티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_평온한서엘리

혁진_ 9개의 모자가 대변할 테고, '나의 기도문'에 제가 지키려는 가치가 있어요. "오늘 하루도 늘 웃는 모습으로 매사에 감사하고 행복해하자. 지금의 모든 것들이 더 좋은 내가 되는 밑거름이라 여기자. 내가 꿈꾸고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주시하자. 내 안의 열정과 능력을 믿고 따르자.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의 길을 걷자. 오늘도 후회 없는 삶을 살자."


류현진이 엄청 잘 던진다고들 하는데 공이 그렇게 빠른 것 같지는 않고, 도대체 뭘 잘하는 거냐고 야구 좋아하는 후배한테 물어봤던 적이 있어요. 그 친구 대답이, 멘탈이 좋대요. 어떻게 던지면 되는지 알아도 위기 때는 대부분 실수가 나오는데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거죠. 


저도 프리랜서 초반에는, 일하다가 갑자기 다음 달에 강의가 없는 게 갑자기 떠오르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났거든요. 사실 그런 생각이 들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마음이 그런 거지. 그럼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죠. '강의가 들어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다음 달을 앞으로 2-3개월 후에 강의가 들어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시간으로 가져야겠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모르시는 분 있나요? 다 알아요. 근데 불안해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치들을 순간순간 지켜 나가려고 해요. 


Q4. 앞으로는 어떤 거 해보고 싶으세요? _소현

혁진_ 1년에 한 달은 해외에 사는 게 꿈이에요. 그 말은 1년에 한 달을 밖에서 지내도 살 수 있는 일의 구조를 만들겠다는 거죠.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무언가를 만들든, 해외에서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을 하든.

또 해보고 싶은 건 월간서른을 좀 더 사업화하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더 알려지고 그걸로 돈을 벌어서 지속 가능한 모델로 만들고 싶어요. 내년엔 책도 두 권 내야 하고요. 올 가을에는 퍼블리에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한 리포트를 하나 냈어요. 계속해서 그런 콘텐츠를 써내고 월간서른 잘 운영하면서 마케터로서의 제 입지를 다지는 일들을 하려고 해요. 


Q5. 팟캐스트는 처음에 어떻게 모여서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_시도

혁진_ 제 지인이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열었어요. "형 팟캐스트 해봐" 하길래 "그럴까?" 하고 쉽게 의사 결정했거든요. 그럴 수 있었던 배경이 있어요. 회사에서 사내 라디오 방송을 한 2-3년 하면서 매주 나가는 방송 대본을 쓰고 녹음하는 연습을 했던 거죠. 방송용 발음 톤도 그때 연습이 되었고요.

회사 동기 한 명, 학생 때 마케팅 같이 공부했던 형, 그 형이 아는 마케터 형. 이렇게 네 명이 모였죠. 사실 마케터들은 술자리에서도 마케팅 얘기를 많이 해요. "이 회사는 이렇게 하면 안 되고, 뭐 어쩌고 저쩌고.." 이런 얘기를 술자리에서 흘리지 말고 방송에서 해보자고 했죠. 그러니까 팟캐스트만 없었지 이미 다 하고 있던 걸 팟캐스트에서 하기로 했던 거예요. 한 번에 팍 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원래 해오던 것들을 이어서 하는 거지. 



Q6. 대표님은 이미 실행하고 확장하고 계시고, 여기 모인 분들은 스타트를 끊으려는 단계잖아요. 시작 단계에서 주저하거나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얻으면서 시도해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_피노

혁진_ 시작은 그냥 하면 되고요, 내가 그냥 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하려면 좋아하는 걸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싫어하는 건 돈 받고 해도 할까말까잖아요. 아까 말씀드린 서른마켓도 돈을 받고 한 게 아니에요. 자기 돈 내서 회의 참여하면서 플리마켓 기획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거죠. 만약 직장에서 '주말에 강남역 가서 사람 호객해와라' 했더라면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요? 좋아하는 걸 하면 그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해야 돼요. 어쩔 수 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있지만 그걸 하느냐 안 하느냐는 진짜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어떤 만화를 봤는데, 80세 노인이 '내 인생 끝인데 지금 뭘 하겠나' 하다가 20년을 더 살아버린 거예요. 100살 때 '내가 80살 때 그걸 했었어야 하는데' 후회를 하죠. 너무 공감했어요. 아직 살 날이 많습니다. 120살까지 살지도 몰라요. 그때, 지금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그냥 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자존감도 질문하셨는데, 자신감만 차 있는 건 별로인 것 같고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없어도, '실패하더라도 여기서 뭔가 배워 나가겠다, 그럴 수 있다' 하는 자존감을 얼마큼 가졌는지는 본인들이 알 거예요. 그 자존감은 남들이 쌓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쌓여 있다고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아요. 자기만의 작은 성취가 쌓이면서 자존감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강도보다는 빈도예요. 어마어마하게 큰 성취를 한번 했다고 해서 자존감이 팍 쌓이는 게 아니고요, 남들이 몰라도 자기만의 작은 성취를 계속 경험하면서 조금씩 차 오를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 이건 되겠는데? 이건 안 되겠구나' 혹은 '여기서 뭘 배우고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준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마 지금도 머릿속에 '이건 해야겠다' 생각했다가 집에 가서 하는 사람이 있고 안 하는 사람이 있을 걸요.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안 할 수도 있어요. 안 하는 대신에 '하.. 글 쓰는 거 하나를 못하냐' 이렇게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못하면 명확하게 진단해야 해요. '나는 글쓰기는 안 되겠구나'. 욕심을 안 가지면 돼요. 내가 못할 걸 욕심내는 게 문제죠. 


Q7. 어떻게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실 수 있으신 걸까요? 보통, 그렇게 생각하려 하다가도 남과 비교하게 되기 십상이잖아요. 건강한 마인드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_시도

혁진_ 과거로 돌아가 보면 저는 부모님한테 감사한 게, 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셨어요. 제가 01학번인데, 98년도에 처음 토익을 서울에서 봤거든요. 그때는 토익이 뭔지도 잘 모를 때인데 제가 토익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하니까 선생님들은 엄청 뜯어말렸지만 부모님은 내버려 두셨어요. 애가 하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경희대를 가고 나서 저희 고등학교에 토익반이 생겼죠. 대학 가서도 전 토익이 돼 있으니까 남들 토익 할 때 딴 걸 했어요. 학과 공부는 못하는데 토익은 돼 있다고 하고 자꾸 외부로 돌아다니니까 이상했겠죠. 근데 또 취업이 잘 됐어요.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거기에 올인하고 집중하면, 되는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회사 나올 때도 남들이 절 걱정했지 저는 별로 걱정 안 했어요. '어떻게든 한 2년 해보다가 안 되면 다시 취업하면 되지' 생각했죠. 되게 현실적인 얘기잖아요. 머리로는 다들 아는 거예요. 근데 저는 어릴 때부터 '나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살아지는구나' 하는 걸 체득한 거죠. 만약에 토익으로 대학 간다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으면 달랐겠죠. 그리고 취업이 안됐거나 (행정학과 나왔는데) 행시를 봤다면 또 모르죠. 계속 쌓인 것 같아요. 계속 경험하고 내 몸에 익어야 '괜찮아. 할 수 있어'가 되지 않을까요.


피노_ 사전 인터뷰 당시 '두렵더라도 뭐라도 시도해야 한다'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실패해보지 않으면 그게 왜 실패인지 알 수 없잖아요. "실패도 하나의 레퍼런스가 된다. 지금이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리스크가 적을 때다"라는 말씀 들으니 왜 시도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내 관점에서 어떤 작은 시도를 할지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Q8. 지난 시간 강의에서 '행복한 순간 10가지'를 적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왠지 강혁진 대표님은 10개도 넘게 적을 수 있으실 것 같아요. 대표님의 행복한 순간을 몇 가지만 나눠 주신다면요? _피노

혁진_ 제 페이스북 프로필에 이렇게 적어 놨어요. "사람 모으고 일 벌이는 걸 잘하지만 사실 아내와 함께 여행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맞는 것 같아요. 사람 모으는 게 재미있고 일 벌이는 게 행복해해요. 근데 나가서 그런 걸 잘하려면 아내랑 관계도 좋아야 하고 집에 가면 수다를 엄청 떨어야 해요. 와이프랑 여행 가는 것도 너무 좋거든요. 올해도 방콕 가면 한 세네 번 가는 것 같네요. 

맛있는 거 먹을 때도 행복하고, 요즘엔 친한 사람들이랑 방어회에 소주 먹는 게 그렇게 좋아요. 이런 게 엄청 사소해 보이잖아요. 근데, 옛날에 술집 가면 '아무거나'라는 안주가 있었던 거 아세요? '아무거나'를 술집에서는 시켜도 여러분 삶에서는 '아무거나'는 안 돼요. "아무거나,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그런 건 없어요. "난 이게 좋아. 이건 안 좋아"라고 명확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좋은 거든 싫은 거든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명확해져요. 그런 것들이 쌓이면 취향이 생기고, 취향이 생기면 삶의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아, 내가 이런 자리나 이런 스타일의 일은 싫구나. 내가 일을 할 때 어떤 환경이 좋겠구나'라는 게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죠. 내가 뭘 먹을지도 못 고르는데 내 일과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내 취향도 모르는데 어떤 삶의 방식이 좋다, 맞다를 어떻게 이야기하겠어요. 


Q9. 제주도 가서 개인 시간 가지실 때, 어떤 방식으로 1년을 정리하시나요? 저도 정리하는 여행을 가려고 하거든요. _시도

혁진_ 엑셀과 브런치를 이용해요. 엑셀 파일에는 맨 위에 나의 기도문을 적어 놓고, 경제적 목표, 직업적 목표, 가족의 목표로 나눠서 정리했어요. 한 달 후에는 얼마를 벌었으면 좋겠고, 직업적으로는 뭘 했으면 좋겠고.. 이런 것들을 적어보는 거예요. 꿈을 50살 때까지 적어놨어요. 안될 수도 있지만 계속 내 목표를 찍어 보는 거죠. 과도기의 목표도 중요하니까요. 퍼스널 브랜딩 관점에서 액션 플랜도 적고요. 

브런치에는 어떤 프로젝트, 어떤 일들을 해왔고 하고 있는지, 언론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을 쭉 정리해요. 제 소셜 미디어 뒤져보며 '아 이런 것도 했었지' 하면서 내가 잘했던 것들을 쓰면 자존감이 안 생길 수가 없어요. 그래서 꾸준하게 하고 있어요. 




소감 나눔


QnA 시간에 영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한다', '안 한다' 이 두 개의 선택지만 있을 뿐이고 그냥 하면 되는 것. 혹여나 안 한다를 선택해도 후회의 감정으로 자책하지 않으면 된다는 이야기와 자존감이 쌓이는 것은 강도보다는 빈도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은 시도들을 많이 해봐야지 하며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 보았고 '그냥 해보자'라는 결심이 드는 시간이었어요. 지금의 시간을 좀 더 잘 써보자 하는 동력도 얻었습니다. _꿈틀
이미 생각해온 것들을 '일단 시작'하자 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저도 이제 잘 준비해서 시작해 보려 합니다. _로켓
- 귀를 닫고 살자.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라. 
-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시간을 갖자. 
- 지속적으로 하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라. 

이번 이야기를 듣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것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걱정보다는 시도해보겠습니다. _차차르




강의에서 미쳐 못 들은 이야기들까지 QnA 시간에 풍성하게 쏟아졌습니다. 내 행복을 향해 갈 때 자신에게 필요한 힌트 발견하셨나요? 


'아무거나'는 잠시 넣어두고, 내 마음이 시키는 작은 일들을 일단 한번 시도해봐요. 그 경험들을 통과하며 나를 더 명확히 알게 되고, 행복한 삶을 가꿔 갈 힘이 생길 거예요. 

Just do it!





Edited by   Audrey Yum(염혜경)



매거진의 이전글 EP5. 스토리텔러와 내 일 플랜 Part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