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학기 워크숍 리뷰 5탄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경제 개념을 익히고 '좋은 삶'으로 전환하기
일시 : 19.8.1, 8.8(목), 8.16(금), 8.22(목) 저녁 7:15분
장소 : 무중력지대 G밸리 창의지대
1회차. 기술 및 사회의 변화와 우리 삶
인공지능,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최근 산업 구조와 기술 패러다임은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 인구 감소, 기대 수명 증가 등 사회 구조 및 생애 주기 또한 급변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서 경제적 불안정성은 나날이 높아져만 가는데요.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경제 활동을 해나가야 할지 방법을 찾고자 칼폴라니 연구소 홍기빈 소장님을 다시 모셨습니다. 홍기빈 소장님은 지난 봄학기 "진짜 알고 싶은 경제" 특강에서 돈벌이 경제학이 아닌 살림살이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를 좀 더 깊게 다루어보고자 여름학기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생활을 제대로 설계하려면 재테크와 스펙 쌓기만으로 부족합니다. 당장의 몇 달, 몇 년이 아니라 긴 인생 주기 전체를 바라고 계획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홍기빈 소장님이 참가자들에게 던진 메시지입니다. 그렇다면, 긴 인생 주기 전체를 바라고 계획하는 지혜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회차 리뷰에서 확인해보시죠.)
2회차. '좋은 삶'과 살림살이 경제학
두 번째 시간에는 홍기빈 소장님이 강조하는 경제생활의 목표인 '좋은 삶'의 개념과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돈벌이 경제학과 대비되는 살림살이 경제학의 개념을 이야기했습니다.
경제는 나와 우리의 '좋은 삶'에 필요한 것을 조달하는 행위입니다.
이제껏 우리 사회는 돈벌이 측면에서만 경제를 바라봤습니다. 살림살이 측면에서 경제를 바라보면 나와 우리의 좋은 삶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나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경제 교육에서 좋은 삶을 고민해야 하다니... 이제껏 듣지 못한 새로운 관점 제시에 참가자들은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고, 노트에 열심히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언젠가 꼭 생각해봐야 할 지점인 것 같다고 말하는 참가자의 소감이 기억에 남는 밤이었습니다.
3회차. 에우다이모니아, 능력과 욕구를 확장하는 삶
이번 시간에는 에우다이모니아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에 근거하여 삶을 계획하는 방법을 나눴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에우다이모니아는 스스로 욕구를 계발하고 조절하고 확장하는 법과 그것이 다시 능력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삶을 뜻합니다. 이는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자기계발서는 세상이 요구하는 것에 자신을 맞추라고 한다면, 에우다니모니아는 세상의 요구와 별개로 내가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하며 자신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홍기빈 소장님은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하려면 결국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무엇보다 돈이 아닌 현물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계발하고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자신의 욕구와 능력이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결론으로 홍기빈 소장님과의 만남은 아쉽게 끝났습니다. (기념사진도 찍었지만 우리들의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4회차. 쫄지마 시리즈 : 금융초초초초보탈출
지난 3주 동안 경제의 새로운 관점을 익혔다면, 마지막 시간에는 금융의 기초지식과 실용 정보를 익힙니다.
이를 위해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한영섭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한영섭님은 청년 부채와 금융 등 생활경제 상담 1000회 이상, 강의 500회 이상 진행할 정도로 청년 생활경제 전문가로 맹활약 중입니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청년 부채 문제를 해소하고 생활경제 생태계 변화를 통해 청년들의 경제적 존엄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생활경제교육기관입니다.
기초 금융 퀴즈를 시작으로 금융 호갱이 되지 않는 금융상품 선택 노하우와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작성 방법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알려주셨습니다. 이젠 금융초보에서 탈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이랄까요.
3회의 이론과 1회의 실전 과정으로 진행한 경제 워크숍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당신에게 꼭 맞는 '좋은 삶'을 찾아 행복한 인생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끝으로 워크숍 참가자의 후기를 덧붙입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 소식을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는 와중에 수강생 모집 글을 만났다. 제목은 “내 삶을 튼실하게 만드는 살림살이 경제”였다. 경제는 늘 내게 화두였다. 불평등 사회, 취업 불안, 주거난 등등 사회의 여러 경제 이슈들에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내 삶을 어떻게 잘 꾸려나갈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리고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도 늘 궁금했기에 홍기빈 소장님이 어떤 내용으로 강의할지 들어보고 싶었다.
워크숍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랬다. 인생의 목표를 돈을 버는 것으로 정하지 말고 먼저 내 안에 삶에 대한 욕망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실현시키기에 필요한 만큼 돈을 벌자는 것이었다. 꽤나 신선한 사고의 전환이었다. 미래는 막연하게 불안했고, 경제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 강의를 듣고 막연하게 불안했던 이유는 좋은 삶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뚜렷하게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사회와 타인이 정해놓은 경제적 혹은 사회적 능력의 기준에 나를 맞추고 판단하는 게 아닌 나만의 기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스스로에 대한 솔직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되짚어볼 시간이 필요했다.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작은 경험이 있다. 이번 여름휴가철에 호캉스를 즐기고자 강릉에 세인트존스호텔을 성수기지만 예약했다. 대략 한 달 월세와 가까운 돈이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에 갔는데 투숙객이여도 한 번 이용할 때 3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모아놓았던 용돈을 탕진했다. 그러나 수영장엔 사람이 너무 많고 좋아하지 않는 시끄러운 음악이 나왔고, 사람들은 수영을 하지 않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다음 날 호텔 앞 강문해수욕장에 갔다. 만 원을 주고 파라솔을 빌려 하루 종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해변에 누워있었다. 파도와 햇살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으니 행복 그 자체였다. 호텔 수영장과 해수욕장을 돈으로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비싸지만 나는 해수욕장에서 더욱 높은 만족감을 느꼈다. 앞으로 나는 휴가에서 그렇게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경험을 살림살이 경제 강의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에오다이모니아가 좋은 삶이라고 했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신성이 깨어나는 삶이다. 돈을 많이 벌고 노후준비를 하느라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신성이 깨어나기 어렵다. ‘번아웃’은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능력을 가져다가 생산자로서 능력을 키우려 할 때 일어난다. 번아웃이 오지 않는, 내가 하고 싶은, 욕망과 능력이 하나가 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 그렇게 돈을 벌고 또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그에 필요한 돈을 버는 이런 욕망과 능력이 굴레가 되는 삶을 잠시 상상해봤다. 내 안에 어떤 욕망이 있는지 귀 기울여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이런 강의를 소규모로 강사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질문 시간에도 모든 이가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 내 삶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잘 굴러갈 수 있게 할지 궁금해서 찾아왔지만 도리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상상하고 설레는 마음을 가져간다.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경제적 불안감이 욕망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