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안에는 여러개의 코너가 있다.
게스트에게 원고를 받는 코너가 반, 내가 쓰는 코너가 반 정도 되는데
쉽게 잘 써지는 코너가 있는가 하면 잘 써지지 않고 참 하기 싫은 코너도 있다.
아침 신문을 읽어주는 코너의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가뜩이나 바쁜 아침에 신문을 펼쳐놓고 기사를 고르고 요약하고 타이핑하는게 쉽지도 않은데다
시간에 맞춰 원고가 나와야 하니 마음도 바쁘다. 그래서 지난 개편 때 없애자고 했다가 튕기고(?)
지금까지 기계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이 코너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일이 있었다.
청취자가 보낸 한 줄의 문자메시지 때문이었는데, 내용은 이랬다.
아! 그렇네.
사실 진지한 고민 끝에 나온 코너가 아니었다. 이미 많은 프로그램에서 하고 있어서
우리도 쉽게 숟가락 올렸고, 제작비도 들지 않으니 가장 쉬운 선택지였다.
개편회의를 할 때 이 코너를 두고 그 누구도 시각장애인까지 고려하지는 않았을 거다. 장담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우리는 어떤 '의미'를 발견할 때가 있다.
청취자가 보내준 저 문자메시지가 나에게는 그랬다.
세상에 쓸데없는 일은 없구나.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