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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더 김 앎 Apr 26. 2021

1년간 습득한 성공심리학의 한계

나다운 사고 프레임의 중요성


- 목 차 -


1. 1년간 습득한 부자들의 사고 프레임

2. 분해해본 내 생각들

3. 왜 성공학에 집착했는가

4. 또 다른 성공 이데일로기의 탄생

5. 내가 꿈꾸는 세상






1. 1년간 습득한 부자들의 사고 프레임

내가 접한 자기계발서와 성공심리학에서는 공통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원리, 부자가 되는 사고방식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은 이러했다. 그간 성공한 사람들의 원리를 파헤쳐보니 공통된 부분이 있었다는 것. 팩트에 근거한 내용이라 더욱이 매력적이었다.

지난 1년간 질리도록 @do.animmalgo 계정을 운영하며 그들의 사고방식을 온몸으로 습득하도록 애썼다. 그 과정에서 '내 기존 사고프레임을 지우고 성공 프레임을 입력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였다. 현실에 대해 부정적 감정이 들수록 그들의 사고 프레임을 강하게 입력시켰고 그 결과 누군가 내 팔을 꾸욱 누르면 바로 공식이 튀어나올 정도가 되었다.

내가 해온 모든 사고 시스템을 다 부정하는 일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그 때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내가 하는 대부분의 사고관들이 다 '가난한 사고법'일 것이니 그 도태된 악습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 절차라고 정당시 여겼다.




2. 분해해본 내 생각들


몇 개월 전부터 혼란스럽고 찝찝한 감정의 연속이었다. 글을 그렇게 많이 쓰면서도 뭐가 불쾌한지 내 스스로 정의할 수 없어 답답했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일 내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든 문장들을 다 들춰보고 WHY를 묻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게 정말 맞아?' '이거 정말 네 생각이야?' 수도없이 물어봤다.

그간 내가 '어른이 되어 비로소 갖추게 된 내 생각들'을 뒤집어보니 그 출처가 '나'인 것이 거의 없었다. 내가 1년간 해온 공부의 실체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나다운 가치관을 새롭게 만드는 공부'가 아니라 단지 또 다른 세계가 주장하는 정형화된 가치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공부를 하였던 것이었다.

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도 복잡하지 않았다. 내가 매일하는 생각과 해온 공부들에게서 더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들은 '돈많고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 핵심요건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사고가 뚜렷한 덕에 성공한 이들'이 많았다.





3. 왜 성공학에 집착했었는가


나 자신의 철학에 대해 생각해볼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대학생이 되었다. 욕심은 많고 성격은 급해 빠르게 성공하여 자유를 얻고 살고 싶었다. 대한민국 입시교육에 불만이 많았고 획일적으로 6년간 입어온 교복도 벗었으니 그 누구보다도 구분되고 차별성있는 '나다운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때마침 접한 성공학은 그러한 내게 희망처럼 들려왔다.


돌이켜보면 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은 지금이나 그때나 부족했다. 국영수 공부만 해봤지 '나'를 중심에 둔 생각과 판단, 의사결정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 가운데 '나를 아끼는 마음'과 '현실보다 더 나은 삶을 잘 살고 싶다는 의지'는 내게 성공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성공 프레임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 공부를 '내 인생에 대한 공부'와 동일시여겼다. 내가 고등학생 때까지 보았던 조그마한 세계에서 탈피해 더 큰 세계관을 경험하는 듯했다. 그것만 해도 현실 속 내 옆에 있는 대학생들과는 구분되는 또 하나의 무기를 얻게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 결과, 더 이상 내 사고가 나의 것인지 시중에 돌아다니는 부자들의 사고인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4. 또 다른 성공 이데올로기의 탄생


어느 성공심리학 수업은 철학에 가까운 수업도 있었다. '인생'을 한 마디로 정의하고 더 이상 '인생'이란 무엇이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지 말고 성공하기 위한 개인의 능력을 쌓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였다. 이는 개인의 능력이 부족한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는 도움되는 조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나와 같은 수업을 듣는 수 만명의 사람들이 다 '인생'이란 뭐고 '인간'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존재인가를 동일하게 합창하듯 입모아 말하는 것. 이건 뭐 기계 찍어내듯 생각찍어내는 생각 공장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조금 무서운 이야기 아닌가 싶다.


우리를 둘러싸는 자기계발 콘텐츠들을 보면 무섭게도 꽤 높은 비율이 부자들의 생각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가 많다. 그리고 그 콘텐츠를 보아야만 하는 강력한 이유로 썸네일과 제목에 '반드시 부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과 같은 자극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마치 이 사고 체계를 갖고 있지 않으면 우리 모두는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듯 말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성공'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온라인이 발달되니 아주 빠르게 '생각 거름망'이 없는 젊은 이들에게 퍼져나간다. 니즈와 원츠가 '성공'에 맞춰진 '자신의 인생을 잘 살고 싶은 친구들'에게 그 이론은 매우 흡입력있고 강력하다. 나도 그랬듯.




5. 내가 꿈꾸는 세상


어떠한 주관을 갖고 세상의 이야기들을 내 입장에서 바라볼 줄 아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꼭 멋진 일을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내 사고의 출처가 '나'이고 이것이 분명한 색깔이 있을 때가 특별한 것 같다.


성공을 하고 싶다고 해서 부자들의 사고관을 다 내껏으로 만들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그간 내 가치관을 적은 1년의 기록을 살펴보니 '내가 원하는 인생'이 어떤 것이고 내가 생각하는 성공, 행복이 어떤 것인지 조차 기존에 부자들이 적어놓은 책들을 발췌하여 정의내렸다는 한계점이 보였다. 예를 들어, 행복의 정의에도 '3F(Family/Fitness/Freedom)'를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의 뿌리를 의심해보고 'WHY'를 묻는 공부를 계속 해야 한다.


'나답게 살기'가 퍼스널브랜딩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 사회에서, 그 나다움이 오직 성공하기 위한 '차별화된 능력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까 걱정이다. 보이지 않는 내 생각도 '나다운 차별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직장인들도, 퇴직한 분들도 '나다움'이 뭔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요즘이라 더욱 그렇다.


'나다운 생각'을 하는 방법론을 찾고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전에 좀 더 '나다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같이 맥주 한잔 기울이면서 사회가 공통적으로 입모아 이야기하는 사고 프레임에 대해서도 각자의 프레임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문화가 당연시되면 좋겠다. '자신의 색깔이 담긴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더 많이 친구하고 대화하며 살고 싶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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