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영감그리고원의독백 #임승원 #필름 #읽는고양이 #윈디캣
그의 영상은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의 작품은 흔하지 않은 리듬감이 있고, 효율을 무시하는 통쾌함이 있다. 작업 시간이 압축되어 들어간 그의 작품에 경외감을 느낀다.
그의 작품과 채널을 추천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그의 인터뷰 하나를 보고 그가 사용하고 추천한 가방 브랜드를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캔디도 구입했다. 만족스러웠다. 동료를 통해 그가 책을 내고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내가 먼저 읽기로 했다.
책은 표지만큼이나 심플하다. 글도 어렵지 않다. 사진도 힘을 꾹꾹 눌러 담은 느낌이 아니고, 책의 크기도 두께도 모든 것이 평범하다.
내용은 (솔직히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가볍다. 무거운 척하는 가벼움이다. 내가 이런 글을 언제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보니 싸이월드가 생각났다. 맞다, 싸이월드 감성이다. 그 시절 다음 카페에 방문자 없는 자기 일기 카페의 글 느낌이다. 특히 단락의 마지막에 가볍게 던지며 무거운 여운을 주려고 한 문장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참 망설이게 한다.
그러나 읽어볼 만하다. 왜냐하면 자신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을 쏟아내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의 사물과 사회를 자신의 삶과 재치 있게 연결한다. 글에서 ‘내가’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도 꼴보기 싫지 않다.
그는 광주 사람이다. 나도 광주 사람이다. (25년 살았으니) 그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사람의 자유로움을 안다. 나도 기타를 치며 노래하며 먹고 사는 사람이다. 책을 보니 영상에서 음악을 잘 활용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특별해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은연중에 느꼈다.
무키무키 만만수를 좋아하는가 보다. 특이한 것을 상당히 좋아하나 보다. 아니면 특이하게 보이는 걸 좋아하나 보다.
이 책이 그의 크리에이터 인생을 크게 바꾸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아주 솔직한 이야기로는, 크리에이터로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해서 이 책을 만들었다면 조금 엇나간 것 같고 차라리 제품 리뷰를 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브랜드를 소개하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 설명하는 걸 듣다 보면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질적이면서 취향적이고 감성적인 제품 리뷰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난 그의 인터뷰 하나 보고 가방이랑 캔디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