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커집니다
계단 위 어둠을 먹고
세상이 흩뿌린 먼지를 먹고
아이들의 웃음이 길러낸 선인장을 먹고
오래된 숫자의 검은 점을 먹고
떠나간 이가 남긴 안개를 먹고
남은 이가 가진 시간을 먹고
여보, 나를 먹보라고 놀리지 말아요
나는 이렇게 모든 것을 먹고
나의 산을 쌓을 거예요.
커지고 커져 산자락이 바다와 끝닿으면
그때서야 한없이 가벼운
바람이 될 거예요
에세이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가족, 나이듦, 복지에 대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