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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종은 Jan 02. 2022

결혼 좋아, 육아 좋아

망설이는 2030에게 추천하는 결혼과 출산

김연자 누님이 그러셨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흔히 말하는 요즘 MZ세대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비혼 주의자는 아니었다. 난 무척이나 결혼이 하고 싶었으니 말이다. 다만, 굳이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데 시간에 떠밀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서른이 넘어가자 부모님은 결혼정보업체에 등록을 하자고 꼬드겼고, 난 절대 넘어가지 않았다. 내가 꿈꾸는 결혼은 사랑이지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의 이상형은 간단했다. "쿵작이 잘 맞는 사람" 외모, 능력, 학벌 뭐 다 좋으면 땡큐다. 잘생기고 키 크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 대 사람으로서 함께 있을 때 날 웃게 할 수 있는가 였다. 그래서 난 남자를 만날 때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이 사람과 무인도에 평생 살아가게 되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기준은 여행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 나는 틈만 나면 여행을 다니는 편이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나의 취향은 '무엇을 하는가'보다는 '누구와 함께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풍족하고 좋은 여행을 가더라도 함께하는 사람이 불편하면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반면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한 여행은 아무리 험지라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나는 별 마음에 없는 사람과 비행기 1등석을 타고 유럽의 5성급 호텔에서 근사한 코스요리를 먹는 것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방구석에서 TV를 보며 치킨 먹는 게 더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알지 않은가. 이상형 중 가장 까다로운 게 바로 '이야기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소개팅을 해준다며 이상형을 물어볼 때 저런 식으로 말하면 대번에 '어쩌라고' 혹은 '그걸 어떻게 알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차라리 잘생긴 얼굴 하나면 족하다거나, 남자의 연봉을 따졌더라면 나의 결혼이 조금 더 빨라졌을 수도 있다. 


육아도 그렇다. 아기를 좋아하니 아기는 당연히 낳고 싶었다. 그런데 나 역시 나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에, 출산으로 인해서 나의 커리어에 피해가 가는 건 싫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그대로 하면서 아이도 낳고 싶었다. 육아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느니 말이 있었지만, 사실 내가 커오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그렇게 돈이 많이 들 일일까 의문도 생겼다. 그래서 편하게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크겠지 생각했다.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안일한 생각이긴 했다. 


무튼 중요한 건, 난 결국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 이후 나의 인생은 정말 많이 바뀌었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되게 온화해졌다고. 그리고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나를 보면 결혼하고 싶어 진다라든가 아이를 낳고 싶어 졌다고 말이다. 


그렇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자 한다. 강요는 아니다. 다만 결혼하면 뭐가 어떻게 좋은지, 아이가 있으면 뭐가 얼마나 좋은지 꾸준히 보여줄 예정이다. 결혼은 구속이라느니, 육아는 헬이라느니 부정적인 말에 현혹되지 마라. 진실을 말하자면, 결혼과 육아는 아주 많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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