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점
어릴 적부터 제 주변에 가족이나 친척이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하곤 했었습니다. 제 가족이나 친척 중 어느 누구도 해외에 거주했거나 거주하는 사람이 없었죠. 그래서 이민자의 삶이라던지 유학이라던지 저에겐 먼 이야기였고 그런 삶은 어떨까 가끔 상상만 하곤 했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해외로 여행은 가봤어도 어학연수라던지 거주해본 경험은 전혀 없었고, 수능과 토익이 영어의 전부였던 저에게 유학은 먼 꿈같은 것이었고,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제품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일하던 도중 한 다리 건너 알던 핀란드로 유학을 떠난 형님과 우연히 연락이 닿았었고 그걸 계기로 저도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너도 지원해서 오라는 한마디에 '어.. 한번 지원해볼까?'를 계기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벌써 4년 전 정도 되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핀란드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고 낯선 나라였었습니다. "근데 어쩌다가? 왜 하필 핀란드로 디자인 유학을 갔어요?"라고 물어보신다면 학업에 대한 열정보다는 좀 더 실용적인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해외취업 때문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유학과정 없이 바로 해외취업을 도전하고 싶었지만 해외에 대한 정보도 국내에서 모아봤자 한계가 있었고 언어라던지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바로 감당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가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디자인 공부도 더해보고 한꺼번에 쏟아져 올 수 있는 언어, 문화 차이의 어려움을 학교에서 어느 정도 적응하고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또 다른 계기는, 그 당시만 해도 제가 재학 중인 알토대학교의 학비는 완전히 무료였고 그게 유학에 대한 비용적인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습니다. (*입학 당시였던 2016년도까지는 학비가 전부 무료였지만 이후 2017년부터는 유럽 외 국가의 학생들에게 학비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핀란드의 디자인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었고, 과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UX와 서비스 디자인을 가르친다 정도만 듣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UX 쪽으로 완전히 커리어를 전향할 생각은 그 당시에는 없었지만 거기서도 산업 디자인에 대해서 더 공부를 할 수 있고 취업도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했죠. (*추후에 알토대학교에 대한 자세한 커리큘럼이라던지 정보들을 다루는 글도 올릴 예정입니다)
3년 전에 준비했던 유학 준비 과정을 다시 기억해내기가 조금 힘들지만 제가 기억나는 선에서 최대한 적어보자면 유학을 준비하는데 크게 4가지 과정이 있었습니다. 준비하는데 걸린 기간은 총 8개월 정도 걸렸고, 끊임없이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었었습니다.
1. 어느 대학을 갈지 정하기
2. 어학점수 기준 확인 후 어학시험 준비
3. 포트폴리오 및 모티베이션 레터/커버레터 준비
4. 인터뷰
1.
제 경우에 목표대학이 확실해서 복수로 지원을 하지 않고 알토대학교 하나만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수월하게 빠른 시간 안에 목표가 정해졌죠. 유학을 준비하면서 해외유학 포트폴리오 학원에 상담은 받았었지만 다니지는 않았었습니다.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원하는 대학을 얘기했더니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무조건 복수로 지원을 해야 된다는 말도 듣고, 알토대에 작년에 학원생 두 명이 지원을 했는데 모두 다 낙방했었다는 말을 듣고 혼자 준비하는 게 낫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학원도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처럼 그 학교에 재학 중이신 분들께 여쭤보거나 그 학교 홈페이지에서 입학요강 및 커리큘럼을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좋은 정보를 얻는 길입니다.
2.
어학점수 기준은 앞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 학교 홈페이지 입학요강을 확인하시면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 당시만 해도 영어가 수월하지 않아 요강을 몇 번이고 재확인했었죠. 저희 학교의 경우에는 아이엘츠 평균점수 6.5 이상, 라이팅 점수 6.0 이상을 요구했고 목표 점수 확인 후 바로 어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저에게 준비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어학시험이었는데 총 준비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됐고, 필요한 점수를 얻기 위해 시험에서 3번이나 낙방한 뒤 정말 턱걸이로 간신히 합격하여 학교에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끊임없는 고민과 갈등의 원인이었죠.. 그래도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은 한 달 만에 제 목표를 점수들을 훌쩍 넘으시더군요)
3.
포트폴리오와 모티베이션 및 커버레터는 아는 형님과 다른 분들께 많은 조언을 받아가며 완성했습니다. 여기서 어떤 포트폴리오가 좋은 포트폴리오인지, 어떻게 모티베이션 및 커버레터를 쓰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혹시나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추후에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4.
대부분의 학교들은 입학 과정에서 화상으로 인터뷰를 봐서 학생들을 뽑는 편인데 제가 입학하는 년도에는 운이 좋게도? 인터뷰를 보지 않고 포트폴리오와 모티베이션 및 커버레터만으로 학생들을 선별해서 뽑았습니다. 그래도 인터뷰를 본 다른 과 학생들을 얘기를 해보면 미리 질문들과 답변을 철저하게 준비해서 시험을 쳤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 지원할 때는 여러 번 인터뷰를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나중에 더 다루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