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코리건 / 이 권
<영화 비평, 어떻게 쓸까?>는 지금부터 20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영화 비평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줄 만한 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글쓰기, 영화 비평을 위한 용어와 분석 항목, 영화 비평을 위한 여섯 가지 접근법, 영화에 대한 자료 조사, 심지어 최종 원고의 형식에 이르기까지 영화와 글쓰기라는 주제에 걸맞게 그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총망라하여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차례가 시작되기 전에 '글을 쓸 때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열 가지'라는 항목이 나온다. 영화 비평을 쓸 때 최소한 이 사항만 숙지하더라도 영화 글쓰기에 대해 막연함은 사라질 것이다.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논의하려는 영화를 이해하고 있는가?
2. 쓴 내용이 영화 속의 주요 이미지, 씬, 그리고 여러 다른 요소들을 명확하고 완전하게 묘사하고 있는가?
3. 머리말의 문장은 글의 논점을 이끌어낼 만큼 명확하게 구성되었는가?
4. 주제 문장은 주제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는가?
5. 문단과 문장의 관계가 자연스러운가?
6. 각 문단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짜였는가?
7. 각 문장은 의미가 명확하고, 다양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가?
8.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관점은 구체적인 예로 뒷받침되는가?
9. 문법, 철자법, 인쇄상의 실수를 꼼꼼하게 교정하고 재검토했는가?
10. 각주와 인용문은 정확하고 적절한 위치에 있는지 확인했는가?
이처럼 세세하게 영화 글쓰기에 대해 접근하는 것은 그가 템플 대학에서 강의하는 교수(?)라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영화 비평, 어떻게 쓸까?>는 처음 영화 이론을 수강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집필되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교과서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왜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일까? 저자는 한 문단의 글로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영화가 삶의 많은 부분을 반영한다면, 우리는 영화를 통해 체험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설명하고 글로 한번 써보려는 도전적인 즐거움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영화의 비평의 목적은 무엇일까? 저자는 간명하게 그 사실을 밝힌다.
- 영화에서 느낀 자신만의 반응을 폭넓게 이해한다.
- 자신이 왜 그 영화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 독자들이 모르는 영화나 감독 또는 여러 편의 영화들에 대한 사실을 설명하거나 소개한다.
- 영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 영화를 다른 영화와 비교 · 대조할 수 있다.
- 영화와 다른 문화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조명한다.
이 책에서는 영화 글쓰기 중에서 리뷰, 논문, 비평의 위치를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가령 리뷰는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소개하고 추천하거나 비판하는 데 있다고 정의한다. 논문은 영화와 현실 간의 관계, 이를테면 영화 산업의 정치적 배경 등에 대한 논의 한다고 규정한다. 리뷰와 논문의 중간적인 성격인 비평은 영화를 보거나 토의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영화 비평, 어떻게 쓸까?>는 대학생 교재답게 각 장마다 과제가 주어진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시간을 가지고 주어진 과제를 실행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글을 쓰기 위해 주어지는 다양한 질문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나중에 이런 질문들을 정리하여 영화 글쓰기에 활용한다면 남들과 차별화된 글쓰기가 가능해질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또한 실제로 학생들이 쓴 글을 읽어보고, 자신이 쓴 글과 비교해 본다면 글을 쓰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교과서의 범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은 제3장 영화 비평을 위한 용어와 분석 항목이란 장이다. 이 장에서는 주제를 비롯하여 미장센과 리얼리즘, 구성과 이미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영화와 관련된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제4장에서는 영화 비평을 위한 여섯 가지 접근법을 다루고 있다. 이 항목을 주제로 하여 글을 쓰기만 해도 영화 비평이라는 장르의 글을 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본다. 제5장 글쓰기의 유형과 구조라는 장에서는 정확한 단어, 효과 있는 문장, 일관성 있는 문단 등 글쓰기와 관련된 스킬을 아낌없이 방출한다. 영화라는 장르에 걸맞게 자료 조사는 필수적이다. 글을 쓸 때 자료 수집이 기본이 되는 것처럼 이 장에서는 그와 관련되어 영화에 대한 자료 조사의 방법론적인 접근을 통해 그 길을 제시해 준다. 제7장 최종 원고의 형식은 꼭 영화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리포트 형식의 글쓰기 스킬을 가르쳐 준다면 측면에서 도움이 될만한 장이다.
한 편의 영화 비평을 쓰기 위해 고민해 본 독자라면 <영화 비평, 어떻게 쓸까?>라는 이 한 권의 책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영화 비평이라는 형식의 글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